[주목! 서울시의회 조례]고령자 1년 이상 고용하면 장려금 지원 등 종합 안전망 구축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한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조례가 발의됐다. ‘나이 듦’과 ‘고용 불안’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노년층에 대한 종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조례에는 고용 안정과 보호뿐만 아니라 존엄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까지 담겼다.
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왕정순 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구 제2선거구)이 발의한 ‘서울시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 및 보호 조례’가 최근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례에 따라 시장은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 및 보호를 위한 기본계획을 3년마다 수립 및 시행해야 한다. 고용안정 및 보호 정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한 기금을 설치·운용할 수 있다.
조례의 적용 대상은 서울시에 주소를 두거나 관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60세 이상의 △기간제노동자 △단시간노동자 △파견노동자 △용역·도급 노동자다.
특히 조례안에는 사용자에게 계속고용의 유인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를 1년 이상 고용한 사업자에게 고용유지장려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 고용안정에 기여한 사업장을 계속고용우수기업으로 지정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고용을 독려하도록 했다.
아울러 조례안에는 고용 환경 개선을 위한 조항도 담았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상담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조례에 따라 설치되는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안정위원회는 △기본계획 수립·시행 △지원사업 △고용안정 및 보호를 위한 정책 등을 심의·자문하게 되며, 서울시 노동자권익보호위원회가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조례를 발의한 왕정순 의원은 “고용유지장려금 지원과 계속고용우수기업 선정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는 긍정적 유인을, 노동자에게는 실질적 보호를 제공해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하고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 노동자 대부분은 비정규직…“고용 불안 계속”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고용 불안을 겪는 고령 노동자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856만8000명) 가운데 304만4000명인 35.5%가 60세 이상 근로자였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것이다.
고령층 중 69.4%는 장래에 일하기를 희망한다. 국가데이터처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취업자의 93.3%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으며, 취업 경험이 있는 미취업자의 36.1%가 근로 희망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를 원하는 이유는 경제적 문제다. 근로 희망 고령층의 54.4%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령자가 거주하는 도시다. 60세 이상 인구가 약 25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7.4%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가 △아파트 경비원 △요양보호사 △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등 비정규직 형태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 및 보호규정은 많지 않다.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관련법은 기간제법 제4조와 파견법 제6조에서 기간제·파견근로자가 고령자인 경우 2년을 초과해 고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 것이 유일하다.
왕 의원은 “고령화 시대에 일할 의욕과 능력이 있는 어르신들이 존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중요한 책무”라며 “서울시가 고령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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