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대표기자| 안전 강화를 명분으로 신규 수주를 멈춘 현대엔지니어링이 정부의 공식 안전관리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반복된 중대재해의 여파 속에 안전 체계 개선과 수주 정상화라는 이중 과제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이후 선언한 주택·토목 및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중단 기조를 1년째 유지하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결정이었지만 정부의 최근 안전관리 평가 결과는 회사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건설공사 참여자 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최하위 등급인 ‘매우 미흡’을 받았다. 해당 평가는 총 공사비 200억원 이상 공공공사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안전 전담 조직, 법령 이행 수준, 자발적 안전 점검, 위험 요소 제거 활동 등 153개 항목과 건설 현장 사망자 수를 종합해 5개 등급으로 산정된다.
낮은 평가의 핵심 배경으로는 반복된 중대재해가 꼽힌다. 지난해 2월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교량 구조물 붕괴로 4명이 숨진 데 이어 3월에도 경기 평택 아파트 공사장과 충남 아산 오피스텔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평가 문제가 아닌, 현장 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안전관리 수준평가는 시공능력평가액 산정 시 신인도 항목에 반영돼 최근 3년 평균 기준 ‘매우 미흡’ 등급은 4% 감점 요인이 된다. 공공 발주와 대형 프로젝트에서 안전 리스크가 곧 수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주택·토목·도시정비사업을 중단한 채 플랜트와 산업·일반 건축 부문 중심으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원가율 개선과 영업이익 회복 등 수익성 지표는 일부 개선됐지만 약 1년간 이어진 수주 공백으로 수주잔고는 20% 이상 감소했다.
무엇보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시장이 8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수주 중단 장기화에 따른 현대엔지니어링의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주우정 대표는 올해를 ‘새출발 원년’으로 규정하며 원칙과 프로세스 중심 경영, 안전·품질 최우선 기조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부의 공식 안전 성적표가 최하위로 나온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안전 체계의 실질적 전환과 수주 회복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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