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음주운전 파문으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석이 끝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헝가리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 빙상계가 내린 징계를 이유로 든 김민석의 결정에 일각에서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우롱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24년 7월 "김(민석)이 헝가리에 왔다. 뛰어난 스케이터가 헝가리 시민이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1999년생 김민석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와 팀추월에서 금메달, 매스스타트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건 기대주였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빙속 괴물'로 불렸던 김민석의 귀화 사유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 때문이다.
김민석은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3년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2022년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1년 6개월, 2023년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 징계를 받았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로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만큼, 여론이 좋지 않았다. 이후 소속팀 성남시청과 재계약에 실패,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헝가리 국적을 취득한 지난 2024년 김민석은 "내 잘못이다. 음주운전으로 3년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귀화의 명분을 징계 탓으로 돌렸다.
그는 "한국서는 2026년 올림픽 선발전에 참가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3년 동안 빙판에 설 수 없다면 어떻게 준비할 수 있겠나"라며 "소속팀도, 계약도, 급여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범법 행위에 대한 징계를 달게 받고 자숙하는 대신 올림픽 출전이라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적마저 헌신짝처럼 버린 행위라는 지적이다.
"어떻게 준비할 수 있겠나"라는 항변은 김민석이 징계의 무거움을 견디지 않고 손쉬운 길을 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한편, 김민석의 귀화를 주도한 인물은 헝가리 국가대표팀의 한국계 감독 슐 폰 에릭 리였다. 그는 "내가 (한국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시절은 모든 게 '비과학적'이었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선수 탓만 했다"며 한국의 훈련 시스템을 깎아내렸다.
김민석은 에릭 감독의 도움을 받아 헝가리 명문 클럽 FTC와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7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는 헝가리 국가대표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나선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지난달 말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출전 쿼터를 발표했다. 헝가리는 남자 1000m와 1500m에서 쿼터를 확보했으며 출전 선수는 김민석 한 명이다.
다만 김민석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ISU 월드컵에 꾸준히 나서고는 있지만 1차 대회 9위를 제외하면 줄곧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2~4차 월드컵에서는 18위~20위를 왔다갔다 했고, 디비전A에서 두 번이나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조던 스톨츠(미국) 같은 신예 선수들이 나타나 김민석의 설 자리가 좁아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헝가리의 경우 올림픽 금메달 경험이 있는 쇼트트랙과 달리 롱트랙은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훈련 환경도 한국보다 좋다고 할 수 없다. 성적보다 참가에 의의를 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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