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지역 건축계 경기 불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공공 입찰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공에서 추진하는 건축사업 입찰 때마다 수도권 대형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충남건축사회 등에 따르면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 있어, 건축 관련 지역제한입찰에 해당되는 금액은 3억 3000만 원이다. 건축물 짓기 전 기초설계, 용역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하 지방계약법)'제25조를 살펴보면, 지역제한입찰 대상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선정하라는 조항만 있을 뿐 지역업체를 필수적으로 선정하라는 내용은 부재하다.
충남건축사회가 지역 건축사업에 활발히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다.
지역 건축계는 지역 업체가 사업을 단독으로 주도하지 않더라도 대형사와 함께 기초설계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건축 역량 강화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충남건축사회 관계자는 "현재 충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건축사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지역에서 추진하는 용역, 설계 등 건축 관련된 일을 지역 업체가 모두 참여하면 좋겠지만 영세한 곳이 많고, 설령 지역에서 잘 나가는 업체라 하더라도 수도권 대형사와 비교하면 경쟁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 공공 건축사업 입찰에서 규모와 실적을 앞세운 대형 업체와의 경쟁은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지역 외 업체가 수주를 하더라도, 지역 건축사들이 함께 참여해 경험을 쌓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입찰 공고 단계에서부터 지역 업체 참여를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발주 부서가 공고문이나 입찰 서류를 작성할 때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 업체와 공동 수행하도록 조건을 명시하면, 큰 제도 개편 없이도 자연스럽게 지역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공고문을 꾸밀 때 발주 부서에서 이런 내용을 검토해 넣어주면 무리 없이 적용될 수 있다"며 "주도하지 않더라도 현지 사정은 지역 업체가 훨씬 잘 알고 있고, 외부 업체가 조사하는 것보다 속도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찰 공고를 낼 때 '어느 부분까지는 공동으로 해야 한다'는 기준을 넣고, 이를 충족해야 선정될 수 있도록 하면 지역업체 불황 해소와 역량 강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며 "지방계약법에도 지역 제한과 관련한 조항이 일부 들어가 있지만 강제는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입찰조건을 변경하기 위해선 조례 개정이나 도의회 승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었다.
그는 "공무원들은 '어렵다, 안 된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지만,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결국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충남 내 여러 기관이 예산을 세우고 사업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지역 건축업체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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