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처음엔 객석을 다 채울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 피어나를 보면 없던 용기도 생기더라고요." (카즈하)
두려움(Fearless)을 딛고 일어선 소녀들이 전 세계를 돌아 다시 서울에 섰다. 르세라핌이 1년여의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서로를 향한 믿음과 팬들을 향한 사랑을 확인했다.
1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는 르세라핌(LE SSERAFIM) 첫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LE SSERAFIM TOUR ‘EASY CRAZY HOT’ ENCORE IN SEOUL’ 마지막 회차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4월 시작해 북미, 아시아 등 20개 도시를 순회한 31회차 대장정의 마침표다.
◇ 'Born Fire'…재에서 피어난 압도적 붉은 불꽃
오프닝은 투어의 상징인 ‘불꽃’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무대 미학이 돋보였다. 강렬한 붉은 조명 아래 댄서들의 역동적인 아크로바틱 무브먼트로 시작된 ‘Intro : Born Fire’는 흰 재 속에서 새롭게 타오르는 불꽃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며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투어 시그니처인 트라이앵글 프레임과 피라미드 조명 연출이 돋보인 ‘Ash’ 무대에서는 블랙톤 스타일링과 함께 롱헤어로 변신한 사쿠라 등 멤버들의 고혹적인 비주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HOT’ 무대에서는 금빛 컨페티가 흩날리는 가운데 과감한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리프트 스테이지를 활용한 ‘Come Over’를 통해 리드미컬하면서도 귀여운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초반 기세를 올렸다.
◇ 록(Rock)으로 터진 'EASY'…장르 변주와 눈높이 소통
중반부 ‘Make it look : EASY’ 섹션은 르세라핌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대표곡 ‘EASY’는 원곡의 힙합 무드를 넘어 거친 록(Rock) 사운드로 재해석됐다. 화이트 톤의 힙스터 스타일로 변신한 멤버들은 스탠딩 마이크를 잡고 파워풀한 보컬을 쏟아내며 객석을 록 페스티벌 현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어 ‘Swan Song’에서는 우아한 5인 5색 발레 안무를, ‘Smart’에서는 한층 더 트렌디해진 그루브를 선보이며 ‘퍼포먼스 퀸’다운 소화력을 과시했다.
소통 또한 능숙했다. ‘Fire in the belly’ 무대 도중 김채원이 시그니처 멘트인 “너 내 동료가 돼라!”를 외치자 관객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멤버들은 "응원이 인이어를 뚫고 들어온다"라며 감탄했고, "다음엔 서커스라도 배워와야겠다"는 홍은채와 카즈하의 농담은 현장에 유쾌한 웃음을 더했다.
◇ 콩트 같은 'Spaghetti'·번개 같은 'CRAZY'…무대 맛집의 위엄
후반부는 르세라핌만의 '끼'가 폭발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새로운 대표곡으로 자리 잡은 ‘Spaghetti’ 무대는 단연 돋보였다. 멤버들은 뮤지컬 콩트를 연상케 하는 유쾌한 연출과 쨍한 퍼포먼스로 객석을 쥐락펴락하며, 과감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핫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어진 ‘CRAZY’ 섹션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파격적인 번개 효과와 레이저가 쏟아지는 가운데 펼쳐진 ‘Chasing Lightning’과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매시업 무대는 잠실 실내체육관을 거대한 EDM 클럽으로 만들었다. 관객들은 전원 기립해 몸을 흔들었고, 멤버들은 지친 기색 없이 무대를 누비며 ‘공연형 아이돌’의 진가를 증명했다.
일본 싱글 수록곡 ‘Kawaii’ 무대에서는 산리오 캐릭터 마이멜로디와 쿠로미가 깜짝 등장해 멤버들과 사랑스러운 케미를 뽐내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도 놓치지 않았다.
◇ "나의 동료가 돼라"…서사로 완성한 피날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르세라핌의 서사가 집약된 ‘I'm Burning hot’ 섹션이었다. 고독한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UNFORGIVEN’**은 묵직한 록 밴드 사운드로 변주되며 비장함을 더했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겠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강렬한 밴드 세션과 어우러져 전율을 선사했다.
이어진 ‘ANTIFRAGILE’은 이날의 백미였다. 앞선 무대의 열기를 이어받아 쉼 없이 몰아치는 다인원 군무와, 이를 뚫고 나오는 멤버들의 단단한 라이브는 팬들의 ‘떼창’을 이끌어내며 벅찬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은 역시 르세라핌다웠다. 정해진 순서가 끝난 뒤에도 이어진 ‘En-Encore’에서 멤버들은 ‘CRAZY’와 ‘SPAGHETTI’를 EDM으로 매시업해 선보이며 마지막 에너지를 불태웠다. "우리의 열기는 영원할 것"이라던 다짐처럼, 르세라핌의 첫 월드투어는 더 거대해질 불꽃을 예고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 "팀이란 게 이런 거구나"…진심 꾹 눌러담은 엔딩
투어의 마침표를 찍는 멤버들의 얼굴에는 슬픔 대신 뿌듯함과 확신이 가득했다. 카즈하는 "첫 투어라 걱정도 많았지만, 무대 위에서 용기를 얻었다"라며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더 열심히 준비해 빨리 돌아오겠다"라고 약속했다.
맏언니 사쿠라는 "피어나와 함께 달린 1년이 보물 같다. '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투어를 통해 깨달았다"라며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김채원 역시 "어린아이부터 부부, 할아버지 팬까지 다양한 분들을 보며 진심이 닿았음을 느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허윤진은 "미국에서 처음 왔을 때만큼 벅찬 마음이다. 멤버들이 함께라면 앞으로의 모든 일이 기대된다"라며 새로운 챕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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