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잣대' 지적에 반박…두 지역 다른 건 "서울시와 국토부 수용 자세"
"국제적 절차 임하지 않고 논점 흐려선 안 돼"…평가 이행 재차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와 태릉 인근 개발 사업에 정부가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가유산청이 "기준은 동일하다"며 반박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요구한 세계유산영향평가(HIA)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를 향해 평가받으라고 재차 촉구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종묘 앞 고층 재개발도, 태릉 옆 주택 공급도 유네스코에서 권고한 대로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절차를 거쳐 합리적인 조정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허 청장은 "종묘와 태릉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기준은 같다"면서 "다른 것은 평가 이행 의무에 대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수용 자세"라고 지적했다.
허 청장은 "국토교통부는 태릉골프장(태릉CC) 개발 사업을 발표하면서 영향평가 선행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 자료에는 "국가유산청과 협조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허 청장은 서울시를 향해 "서울시는 유네스코와 국가유산청이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는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하고 계시냐"고 적었다.
허 청장은 태릉CC 주택 공급 사업 대상지의 약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중첩된다는 서울시 측 주장에도 비판적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세계유산에 대한 영향 범위는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각 세계유산이 갖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국제사회의 절차와 과정을 말하는데, 그 과정에 임하지 않고 결과를 속단하며 논점을 흐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유네스코가 권고한 대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지난해 3월과 11월 두 차례 한국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종묘 맞은편 세운지구(세운4구역 포함)에 대한 영향평가를 권고한 바 있다.
유네스코 측은 공식 자문기구가 검토를 마칠 때까지 사업 승인을 중단하고 한 달 이내로 회신해달라고 했으나, 서울시는 최근 국가유산청에 유네스코에 대한 답변을 전달한 상황이다.
허 청장은 "서울시가 이제라도 세계유산영향평가의 의무를 수용하고 세계유산 보존·관리에 대한 책무를 이행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묘와 조선왕릉을 비롯한 모든 세계유산이 지역사회의 개발 계획과 조화롭게 양립하면서 온전히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세계유산을 둘러싼 개발 행위가 유산의 등재 조건인 OUV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사전에 평가하고 조율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2011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관련 지침을 발표한 이래 제도 도입을 권고해왔다. 국내에서는 공주 제2금강교 건립, 해남 대흥사 호국대전 건립 공사에서 평가가 이뤄졌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유산청과 국토부는 각각 다른 나라 정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세운지구와 태릉CC 개발을 둘러싼 문제를 거론했다.
오 시장은 "세운지구가 안 된다면 태릉CC는 더더욱 안 되는 것이고, 반대로 태릉CC가 될 수 있다면 세운지구 또한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기준을 정리해달라고 촉구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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