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 관건은 '속도전'…이견 조율 등 남은 과제 산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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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대책 관건은 '속도전'…이견 조율 등 남은 과제 산적(종합)

연합뉴스 2026-02-01 14:37: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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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6만가구 중 내년 착공 물량 4.9% 불과

용산업무지구·과천 등은 지자체 등 이해당사자 반발 넘어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정부가 지난달 29일 서울을 중심으로 도심 주요 입지에 6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자 목표 시점까지 제때 주택 공급이 가능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작년 발표한 9·7 부동산 공급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뿐 아니라 추가 물량 발굴까지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던져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핵심 대상지 가운데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이견 조정이 매듭지어지지 않아 대책 발표 직후부터 갈등 양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어 정부가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는 서울과 경기도, 인천의 유휴부지와 노후청사 등을 활용해 약 6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가구를 착공한다는 큰 그림을 제시한 데 이어 수요가 많은 수도권 중 입지에 구체적 '공급 지도'를 제시해 정책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정부는 앞서 9·7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약 4만가구를 추가 발굴해 이번 후속대책에 반영됐다고 밝혀 충분한 공급 물량 확보로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다만 공급 일정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가시적 공급 효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발표된 공급 대상지 50개 지구 중 당장 내년에 착공 가능한 곳은 서울 강서 군부지(918가구), 중랑구 면목행정복합타운(712가구), 영등포구 당산동 양육친화주택(380가구), 용산 도시재생 혁신지구(324가구), 송파구 방이동 복합청사(160가구),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240가구) 7곳에 불과하다.

이들 지구의 공급 가능 물량을 합산하면 2천934가구로 전체의 4.9%에 그친다.

물량이 많고 주목도가 높은 지구 가운데는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정비창 부지, 1만가구)가 2028년으로 그나마 빠른 편이고, 과천경마장·국군방첩사령부 부지(9천800가구), 태릉골프장(6천800가구), 성남 신규택지 2곳(6천300가구)은 그보다 한참 늦은 2030년 착공이 목표다.

작년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 집값 상승세가 다시 커지는 국면이어서 공급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시장 심리 안정 효과를 내기 어렵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발표 시점 이후에도 착공에서 실제 입주 시점 사이에 통상 3∼4년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시간차'에 대한 공급 실효성 우려를 상쇄하는 것은 숙제"라며 "가시적 착공과 분양이 빠르게 뒤따를 수 있는 속도전이 정책 효과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택공급 대책 발표 정부, 주택공급 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정부가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주택 공급 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당초 6천호에서 1만호로 4천호 공급이 늘어날 예정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2026.1.29 jjaeck9@yna.co.kr

정부 공급 계획에 이견을 보이는 지자체 등 이해당사자 반발도 변수다.

당장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물량을 두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 발표 당일인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글로벌 인재와 해외 유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인데, 이를 위해선 최소 35평형이 주력이 돼야 한다"며 "정부 정책대로 1만호를 지으려면 20평형대가 크게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발표대로 공급량을 늘리면 사업 계획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전체 사업 기간이 2년 이상 길어질 수 있다고 서울시는 우려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지낸 조상현 변호사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 캠프킴 부지의 주택 공급 확대안이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졸속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 2천206명과 공동으로 재정경제부와 국토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참한 주민은 대부분 용산구민이라고 조 변호사는 전했다.

정보공개 청구 대상은 ▲ '1만호'라는 숫자가 산출된 용적률 상향 시뮬레이션 결과 ▲ 교통유발량 예측 데이터 및 기반시설 용량 검토 보고서 ▲ 발표 직전 6개월간 서울시·서울시교육청과 주고받은 공문 수발신 내역 ▲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내역 등이다.

군 체육시설인 태릉골프장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 1만가구 공급이 추진됐으나 교통난 심화를 우려한 주민 반발과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경관 훼손 가능성 등에 부딪혀 사업이 진전되지 못했다.

태릉골프장 부지 인근은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 진출입이 이뤄지는 지점이어서 과거부터 교통체증이 심했던 데다 인접한 경기도 구리시에 갈매지구, 남양주시에 별내지구 등이 들어선 뒤에는 교통량이 한층 더 늘어 주민들이 상습 정체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통 문제와 더불어 자족 기능을 확보하는 것도 노원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교통 인프라 확충과 지역 일자리 조성 방안 등 정주 여건 향상을 위한 후속대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세계유산인 조선왕릉(태릉·강릉)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개발 추진도 관건이다.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태릉·강릉에 인접한 태릉골프장에 주택을 지으려면 세계유산영향평가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데다 주변에 문화재가 다수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시굴·발굴조사에도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마장과 방첩사 이전부지 공급 대상지인 과천시도 현재의 기반시설 등 도시 여건상 추가 공급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과천시는 현재 지식정보타운, 주암지구, 과천지구, 갈현지구 등 4개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 중인 상황에서 신규 공공주택지구가 추가로 지정되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마장 운영 구성원인 한국마사회노동조합도 "과천 경마공원 부지 개발과 이전은 국민 휴식과 여가권을 박탈하고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과 국가 말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4개 연구기관(한국행정연구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1천3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도 이 지역에 정착한 해당 기관 직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맞벌이로 세 자녀를 양육한다는 한 여성은 기관 이전으로 양육 공백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해당 부지에 공급될 주택 물량이 서울 주택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매우 약한 반면 공공기관 이전으로 무너지는 가정의 삶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도심 주택공급 확대방안 주요 내용 [그래픽] 도심 주택공급 확대방안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정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주택 공급 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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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공급 계획이 청년·신혼부부에 대한 주거 사다리 제공이라는 주거복지 성격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물량 중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임대뿐 아니라 분양주택 물량도 일정 부분 포함한다는 입장이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같은 선호 입지에 임대주택 위주로 공급이 이뤄지면 시장 안정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내 집 마련을 분양과 동일시하는 인식을 고려해 임대와 분양을 얼마나 적절히 배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임대로만 물량을 상당 부분 채운다면 이에 실망한 일부 매수자들은 공급을 기다리지 않고 기존 아파트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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