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조짐을 보이자 정권 초기에 부동산 투기로 인한 가격 상승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관리하지 못해 정권을 넘겨 준 전례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와 관련해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국무회의와 SNS를 통해 연일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한데 이어 "망국적 부동산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가.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하면 될 일"이라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투기성 1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정부는 의지와 수단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 보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감세 혜택을 누리며 다주택을 해소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통상 선거 전에는 민감한 정책은 거론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스피 5천 돌파와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부동산과의 전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李 "재연장 생각했다면 오산"…다주택자 양도세중과 유예종료 천명
"정부 이기는 시장 없어…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수술할 건 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정상화' 메시지를 내며 부동산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자 가장 힘이 강한 정권 초기에 부동산 투기로 인한 가격 상승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와 관련해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매할 경우 부과되는 양도세 중과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세제 혜택을 통해 주택 매매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윤 정부가 기간 유예를 반복하면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고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고 이는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종료 되는 해당 정책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5일에도 SNS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의 5월9일 종료는 지난해 2025년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라며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예측가능한 정상 사회로 복귀 중.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오산"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우려하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상법 개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을 두고 기업과 나라가 망할 듯 호들갑 떨며 저항했지만 막상 개정하고 나니 기업과 국가·사회 모두가 좋아지지 않았냐"며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도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겠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큰 병이 들었을 때 아프고, 돈 들지만 수술한 건 수술해야 한다"며 "잠시 아픔을 견디면 더 건강하고, 돈도 더 잘 벌 것"이라고 했다.
"문제 될 상황이면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보유세 카드도 시사
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도 부동산 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부동산 거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큰 혼란을 겪은 가까운 이웃 나라의 뼈아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방향을 정한 뒤에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예정된 대로 해야 한다. 힘이 세다고 바꿔주고, 힘이 없으면 그냥 추진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집행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도 철회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세금은 재정 확보를 위한 수단인데, 규제수단으로의 전용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는 없다. 예정한 선을 벗어나 (부동산이) 사회적 문제가 될 상황이라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6일에는 SNS에 "버티기?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 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면서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며 보유세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SNS에 '집 주인들 백기 들었나, 서울 아파트값 급브레이크'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하며 "'망국적 부동산'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가"라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하면 될 일"이라면서 주택시장 안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해당 기사에는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소폭 하락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과거 경기지사 시절 계곡·하천 불법시설 정비사업을 펼친 일을 거론하며 "불법 계곡의 정상화로 계곡 정비를 완료했다"며 "불법과 부정이 판치던 주식시장을 정상화해 5천피(시대)를 개막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면서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재차 SNS에 글을 올리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모든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지금까지는 최적의 강력한 수단을 쓰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을 믿고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계곡정비나 주가 5000 달성에 비하면 더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책 수단이 있고, 이 권한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 정부에 맞서면 개인도 손실, 사회도 손해를 입는다"며 "정부는 의지와 수단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보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감세 혜택 누리며 다주택 해소하기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언론 향해 "부동산 투기 편을 드나…정부 '억까' 자중해야"
1일 오전에는 언론을 향해서도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드나"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10억 벌면 8억 토해내라' 날벼락...혼돈의 시장, 다주택규제 10가지 부작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다수의 다주택자들을 편들어 정부를 곤경에 빠트려 보겠다는 것은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면 나라가 망해도 좋다'고 하는 저급한 사익추구 집단이나 할 생각"이라며 "제발 바라건데 정론직필은 못하더라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 만큼은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돈 벌겠다고 살지도 않는 집을 몇채씩, 수십 수백채씩 사모으는 바람에 집값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 젊은이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이 줄어 나라가 사라질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렇게 버는 돈에 세금 좀 부과한 것이 그렇게 부당한 것이냐"면서 "더구나 세금중과 피하면서 수십, 수백 퍼센트(%) 오른 수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시행령 고쳐가며 1년씩 세금중과 면제해준 것이 야금야금 어언 4년이나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날벼락이요? 문제를 삼으려면 부동산투기 자체, 4년간이나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이제와서 또 감세연장을 바라는 그 부당함을 문제삼아야지, 이미 4년전에 시행하기로 돼 있었고 그보다도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 중과법률을 이제와서 날벼락이라며 비난하는 것은 대체 무슨 연유냐"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제도 속에서 하는 돈벌이를 비난할 건 아니지만 몇몇의 불로소득 돈벌이를 무제한 보호하려고 나라를 망치게 방치할 수는 없다"면서 "제도란 필요하면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제매각도 아니고 공익을 해치는,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는 수익에 세금을 중과하되 회피 기회를 4년이나 주었으면 충분하다고 보여진다"며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고 덧붙였다.
국힘 "협박으로 집값 못잡아" "부동산 탈레반'
이처럼 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보이자 국민의힘은 "협박으로 집값을 못잡는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집값 과열의 원인을 불법 행위로 단정하고, 주택 소유자들을 겨냥한 협박성 표현까지 쏟아냈다"며 "자극적인 구호로 여론을 흔드는 태도는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6·27 대책 당시에는 '이번 규제는 맛보기'라며 호기롭게 말하더니,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이제는 '마지막 기회'를 운운했다. 정책을 차분히 설명하기보다 공포부터 조장한다"며 "주거 선택과 자산 형성을 단속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으로는 집값 과열을 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제는 '서울·수도권 집값 때문에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더니 갑자기…"라며 "호텔경제학에 이은 '호통경제학'?"이라고 썼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그렇게 쉬운 부동산 정상화를 왜 아직까지 하지 못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라며 "이재명 정부 들어 네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약발이 먹힌 정책은 단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세 물건은 줄고, 월세 전환은 늘어나 서민들의 주거 부담만 더 커졌다"며 "망국적 부동산의 원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재명 정부의 망국적 부동산 정책"이라며 맹비난했다.
조용술 대변인도 논평에서 "집을 계속 보유하던 사람들은 보유세 급등으로 신음하고, 내 집 마련의 꿈은 집값 폭등으로 좌절되고 있다"며 "이 모든 사태는 이재명 정권 출범 후 불과 6개월여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일부 투기성 다주택자 등을 겨냥해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 바란다"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으로 유주택자를 압박하는 모습에 공감할 국민은 없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윤희숙 전 의원도 "시장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며 "괜한 오기 부리지 말고 10·15대책부터 걷어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 시장에 싸움 거는 '부동산 탈레반'부터 탈피하라"며 "노원, 도봉, 강북, 중랑, 금천이 무슨 투기지역이라고 각종 규제를 얹어 강북 재개발 현장을 멈춰 세우나. 그때도(노무현·문재인 정권 때도) 오답, 지금도 오답. 그때도 실패, 지금도 실패"라고 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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