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협력사 상생 성과급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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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협력사 상생 성과급 ‘딜레마’

투데이신문 2026-02-01 08:25: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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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조선업계의 원·하청 동일 성과급 지급이 연초 화두로 떠올랐다. 수주 호황과 실적 개선을 계기로 촉발된 성과급 논의가 원·하청 직접 교섭과 하청 근로자 처우 전반의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1일 본사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한화오션은 2025년 사업 결산을 마무리하며 성과급 지급 비율과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초 양사의 연간 실적이 확정 발표된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실적을 확정한 뒤 소속 직원과 협력사 직원에게 동일한 비율로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했다.

조선업 호황으로 조선 3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성과급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HD현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6조1400억원이다. 2024년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인 2조1747억원보다 18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조선 3사가 벌어들인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은 협력사와 도급 계약을 광범위하게 활용해왔다. 용접·배관·조립·도장 등 노동 집약적 작업이 필요하지만,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뚜렷한 탓에 정규직을 무작정 늘리기는 어려워서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고용형태공시’에 따르면 조선업 하청 근로자 비율은 63%로 산업 전체 평균인 16.3%를 크게 웃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조선사의 원·하청 간 성과급 격차는 구조적으로 굳어져 있었다. 업계는 통상 연간 경영지표를 바탕으로 성과급 총액을 협력사에 지급하고, 협력사가 각 직원의 근속 연수를 고려해 배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조선업 하청 직원의 연말 성과급 액수는 정규직 평균의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성과급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한화오션이 상생협력을 명분으로 원·하청 성과급을 동일한 비율로 지급하는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한화오션의 방침을 ”바람직한 기업 문화“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동일 성과급’이 업계 전반에 압박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HD현대중공업은 성과급 지급 시기를 늦췄다. 통상적으로 매년 12월 성과급을 지급해왔으나, 이번에는 연간 실적이 발표되는 2월 이후로 미뤘다. 원청사의 정확한 결산 이후 지급하겠다는 이유지만,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행보와 정부 기조를 의식해 원·하청 성과급 지급 방식을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HD현대 관계자는 “협력사와 상생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동일 성과급을 확정한 한화오션은 실적 발표 이후 정확한 비율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숙련공이 처우 문제로 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유도하고, 협력사와 상생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동일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다”면서 “정확한 성과급 지급 비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원청과 하청에 동일한 비율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선업계의 성과급 논의가 단순히 비율 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달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맞물려 원·하청 직접 교섭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는 이미 행동에 나섰다. 금속노조 조선하청 4개 지회는 지난달 2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은 원청사가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중앙노동위원회와 서울행정법원이 한화오션에 하청 노조와의 단체교섭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단체교섭을 통해 기본급 인상과 고용 안정, 복지·안전 투자 등 하청 근로자의 전반적인 처우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조선사의 속내는 복잡하다. 성과급 확대가 교섭 구조 변화로 이어지면 경영에도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협력사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투자 재원 등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호황기에 늘어난 비용은 업황 악화 시 고정비 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다.

조선사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를 두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성과급을 협력사에 일괄 지급한 뒤 협력사가 소속 근로자에게 배분하는 만큼 원·하청 직접 교섭과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과 하청업체 교섭권은 별개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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