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교장이 8월말까지 학칙 마련" vs 교총 "교육부 표준학칙안 필요"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올해 1학기부터 법률에 따라 초·중·고교 수업 중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지만, 학교마다 구체적 기준이 달라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 제한에 관한 내용을 담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을 보면 학교장과 교사는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경우 학생에게 주의를 주고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 장애가 있거나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보조기기로 사용할 경우 ▲ 교육 목적 ▲ 긴급한 상황 대응 등에 해당하면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개정안은 또 학교장과 교사가 학칙에 따라 스마트기기를 분리·보관해 학생들의 사용이나 소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고시 개정안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 개정 조항의 3월 시행을 앞두고 발표됐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에 따라 마련된 뒤 작년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미 대부분 학교가 수업 중 휴대전화를 제한하지만 그 법적 근거를 확실히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의 고시 개정안은 학교장이 오는 8월 31일까지 학생의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과 관련한 학칙을 만들고 그전까지는 한시적으로 학교장 결정에 따르도록 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에 관대한 학교들은 학칙을 어느 수준으로 마련할지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학교별로 스마트기기 제한 여부도 각기 다르고 제한하는 경우에도 수거 여부나 형태가 천차만별"이라며 "인근 학교 간 휴대전화 금지 기준이 다를 경우 학생, 학부모의 민원 발생이 예상되는 등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는 학교의 혼란과 민원을 방치하지 말고 이제라도 표준학칙안을 제안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작년부터 교육부에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을 위한 표준학칙안을 요구해왔다.
교총이 작년 12월 인터넷 등으로 파악한 전국 153개 초·중·고교는 모두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이들 학교 중 6개교(3.9%)는 휴대전화 소지까지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쉬는 시간 등 수업(교육활동) 외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선 85개교(55.6%)는 허용하지만 68개교(44.4%)는 금지하는 등 팽팽하게 갈렸다.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는 147개교 중 보관 방식은 일괄 수거하는 단체 보관이 90개교(61.2%), 개인 보관이 57개교(38.8%)로 각각 파악됐다.
관련 학칙은 학교별로 다양하다.
부산의 A중학교는 생활지도규정에서 '교실에 입실하면 휴대전화 수거에 동참하며 일과 중에는 소지 및 사용을 금지한다'며 학습 활동이나 긴급히 연락받아야 하는 상황에만 사용을 허용한다고 규정했다.
또 울산의 B초등학교 학칙에는 '전자기기는 교사 승인을 통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부산 C초등학교 학칙에는 '등교하면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하교하면 전원을 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실제로 휴대전화 제한에 관한 학칙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교사가 적지 않다.
교총이 작년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국 교원 4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직 학교의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와 관련해 "학칙이 잘 준비됐다"는 응답이 59.7%였지만 "준비가 미흡하다"는 답변도 32.6%나 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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