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부진 이어 올해 전망도 불투명…"회복 제한적"
보수적 경영기조 속 자산 유동화…구조재편·체질개선 병행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구조재편에 착수한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도 개선 전전을 찾기 힘든 침체 속에 업계는 투자를 축소하고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며 생존을 위한 체력을 비축하는 모습이다.
◇ 롯데케미칼 4년 연속 적자 예상 등 업계 '줄적자'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천8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1조3천461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연간 1천6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천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1천10억원)보다 적자 폭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 영업익이 2천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8% 급감하며 15억원에 그쳤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 SK온의 배터리 사업이 지난해 기록한 9천319억원 영업손실에 가려졌지만, 화학 사업이 2천36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1천368억원 적자가 발생하며 전체 영업이익이 2천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주요 석화업체들도 줄줄이 적자가 예상된다.
내달 4일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간 7천905억원 적자로 2022년 후 4년 연속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집계했다.
한화솔루션도 내달 5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으로, 연간 588억원 영업손실로 2년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이 같은 침체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중국발 저가 물량이 계속해서 쏟아지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더뎌지는 수요 회복이 수급 불균형을 심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업황 전망에 대해 "동북아 지역의 신·증설이 지속되면서 시황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성장보다 내실…"경쟁력 부족시 과감히 합리화"
이에 따라 업계는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버티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LG화학은 설비투자액을 지난해 2조9천억원에서 올해 1조7천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당분간 투자보다 현금 흐름과 재무 건전성 제고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79.4%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율도 향후 5년간 70%까지 낮추기로 하는 등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 제외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매출보다 8천억원 적은 23조원으로 잡아 성장이 아닌 내실에 방점을 찍었다.
롯데화학군에서는 이영준 총괄대표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업구조 합리화와 재무 건전성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경쟁력이 부족하거나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은 과감히 합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4년 11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한 자산 경량화 전략에 올해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업계는 여수·대산·울산 등 3대 산단에서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 중단과 통폐합,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재편 논의의 구체화도 서두르고 있다.
스페셜티·첨단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려는 체질개선 노력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최종 사업재편 계획서를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금융·세제·R&D·규제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업황에서는 유동성 확보가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라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고부가가치 밸류체인을 강화해야만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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