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장기각 후 기소해 체포 강행…前앵커측 "시위 가담않고 취재했을 뿐"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이신영 기자 =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이민 단속 반대 시위 현장을 보도하던 CNN 간판 앵커 출신 언론인 돈 레몬이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풀려났다.
예배 방해를 금지하는 '페이스법'(FACE Act)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레몬은 취재를 했을 뿐이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레몬은 30일(현지시간) 새벽 연방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지난 18일 시민단체 '블랙라이브스매터'(BLM·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가 미네소타 세인트폴의 시티즈 교회에서 강경 시위를 벌인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시위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지역 간부인 데이비드 이스터우드가 이 교회 목사로 재직하고 있는 점에 항의하며 예배를 방해했다.
레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장 상황을 생중계했는데, 검찰은 그가 교회를 대상으로 한 점거식 공격에 가담하고 신도들을 위협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증거 불충분 등으로 영장을 기각했음에도, 검찰은 연방 대배심에 사건을 회부해 기소 결정을 받아낸 뒤 체포를 진행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내 지시에 따라 오늘 새벽 연방 요원들이 돈 레몬 등 4명을 체포했다"며 "이들은 시티즈 교회에 대한 조직적 공격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X에 "연방 대배심이 돈 레몬을 기소했다"며 "그가 마법처럼 체포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개된 대배심 기소장에 따르면 레몬에게는 타인의 시민적 권리를 빼앗기 위해 음모를 꾸민 혐의와, 페이스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됐다.
그러나 레몬은 시위에 관한 제보는 받았지만, 예배 방해에 관해서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레몬은 시위 현장에서도 "나는 활동가가 아니라 기자로 이 자리에 있다"고 여러 차례 반복해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래미상 취재를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다 체포된 레몬은 이날 보석심리를 통해 풀려났다.
그는 석방된 뒤 "나는 평생 뉴스를 취재해왔고 지금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레몬은 "진실을 밝히고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에 지금보다 더 중요한 순간은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레몬에게 10만달러의 보석금을 부과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보석금 없이 그를 석방했다. 다음 심리는 내달 9일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한 비난과 수사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이달 초 국방부 계약업체의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자택을 압수수색 해 노트북 등 장비를 압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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