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혼외 관계로 성병에 걸린 뒤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즈(NYT) 등은 30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300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문건에 게이츠를 포함한 정·재계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다수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자료 중 엡스타인이 받은 것을 보이는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후 성병 증상을 겪었고, 이를 당시 배우자였던 멀린다에게 숨기기 위해 엡스타인에게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들어있다. 해당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증상을 설명한 뒤 기록을 삭제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주장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게이츠 측은 즉각 반발했다. 케이츠의 대변인은 “터무니없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문건이 보여주는 것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와 관계가 끊긴 뒤 게이츠를 함정에 빠뜨리고 명예를 훼손하려 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 자선사업을 이유로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를 신뢰한 것은 매우 큰 실수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문건에는 게이츠 외에도 다른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등장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2012년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 방문이나 점심 약속과 관련한 문의 이메일,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파티 일정이나 섬 방문 가능 여부를 묻는 메시지 등도 있었다. 머스크는 이후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는 과거 엡스타인을 “소름 끼치는 인물”이라 표현하며 초대를 거절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러트닉 장관도 이날 뉴욕타임스에 “엡스타인과 함께 보낸 시간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앤드루 전 영국 왕자와 엡스타인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메일도 추가 공개됐다. 엡스타인은 젊은 러시아 여성을 소개하겠다고 제안했고, 앤드루 왕자는 이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정황이 담겼다. 또한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의 내부 문제 해결을 돕겠다는 취지의 제안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엡스타인의 섬을 방문했다는 주장과 함께 엡스타인의 성범죄 피해자 진술과 맞물리는 정황도 문건에 포함됐다. 피해 여성은 엡스타인의 섬에서 브린과 그의 당시 약혼자를 만났다고 법원에 진술하기도 했다.
또한 2002년 작성된 ‘멜라니아’라는 이름의 이메일이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내진 사실도 공개됐다. 다만 뉴욕타임즈는 이 이메일의 실제 작성자가 훗날 영부인이 된 멜라니아 트럼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엡스타인은 수십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2019년 뉴욕의 한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그의 사망 이후에도 정·재계 거물들과의 광범위한 교류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며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사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함께 찍은 사진도 포함됐지만, 법무부가 공개한 문건에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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