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또 구제역이라네요. 다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소들을 살처분해야 한다니…. 마음이 찢어집니다.”
31일 오전 9시께 인천 강화군 송해면 상도리의 한 축산 농가. 흰색 방역복을 입은 검역관들이 살처분에 앞서 소에 안락사를 위한 주사를 놓고 있다. 이 소들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자리에 주저앉아 눈을 감았다. 또 다른 검역관들은 굴착기 2대를 동원해 이 농장의 소 246마리를 살처분하려 농장 한켠에 땅을 파고 있고, 소를 옮길 지게차와 비닐을 실은 트럭이 대기 중이다.
이 농장에서는 사육 중이던 소에서 고열 및 혀 발적 등의 현상을 보이던 한우 4마리와 육우 1마리 등 모두 5마리의 소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농장 입구에는 사람과 차량의 전면 출입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고, 농장 주변은 검역관들이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인근의 한 농장주 A씨는 “소는 전염병 중 구제역이 가장 무섭다”며 “자칫 강화 전체로 퍼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처분 하는 걸 보니, 마치 살처분 당할 소들이 내 자식들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인천 강화군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대대적인 살처분과 함께 방역 당국은 강화지역 일대에 대한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하는 등 비상이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이 농가에서 5마리의 소가 구제역에 걸린 것을 확인, 이 농장에서 키우는 소 246마리를 살처분했다. 구제역은 소·돼지·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에 발생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입·혀·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바이러스는 감염 동물의 침과 분변, 공기를 통해 전파돼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며, 치사율은 최대 55%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또 인천 전역을 대상으로 구제역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현재 이동 통제 및 역학 조사 등을 병행하고 있다.
강화군은 섬 지역이라는 특성과 농장들이 많이 모여있다보니 전염병에 취약하다. 그동안 3~5년 주기로 럼피스킨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이 강화군을 덮치면서 소와 돼지의 씨가 마르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구제역이 확산하지 않도록 현재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방역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1일 관계기관과 지방정부 등이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열고 구제역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
중수본은 국내에서 9개울 만에, 올해 들어서는 첫 구제역 발생에 따른 심각성을 고려, 인천뿐 아니라 김포시까지도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그 외 지역은 '주의' 단계로 높였다.
또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인천과 김포 지역 전체 우제류 농장 1천8곳의 9만2천마리를 대상으로 다음 달 8일까지 긴급 예방접종과 임상검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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