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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미얀마 군사정권이 최근 치러진 총선 기간에 400차례가 넘는 공습을 감행해 민간인 170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기본적 인권이 무시됐으며, 쿠데타 이후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이어진 미얀마 총선 관련 기간에 군정의 공습으로 민간인 170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기간에 일어난 공습 횟수는 총 408차례에 달한다. 특히 군정은 최종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2일, 반군 세력이 강한 북부 카친주 인구 밀집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만 민간인 50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은 해당 통계 출처가 신뢰할 만하며, 통신 차단 지역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170명을 상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임스 로드헤버 유엔 인권사무소 미얀마 팀장은 “지난해가 2021년 쿠데타 이후 공습에 따른 민간인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라고 짚었다. 선거 기간에도 군정의 무력 행사는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야권 반발을 억누르기 위한 법적·물리적 압박이 강화됐다. 군정은 선거보호법을 앞세워 온라인 활동을 제한하고 총 404명을 체포했다. 양곤 등지에서는 선거 관련 반대 의견을 표현하거나 투표 참여를 저지하려 한 이들에게 수십 년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번 총선은 군부가 지지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압승으로 끝났다. USDP는 양원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향후 대통령 선출권까지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투표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북부 사가잉주에서는 구금 상태에 놓인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야당 후보와 소수민족, 난민들은 조직적으로 선거에서 배제됐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야당과 소수민족이 배제된 이번 선거가 미얀마 국민의 절망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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