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5조 원)를 투자하려던 계획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가 오픈AI를 위해 최소 10기가와트(GW) 규모의 연산 능력을 구축하고 이를 위해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거래의 일환으로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장기간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당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수주 내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논의는 초기 단계를 넘지 못한 채 진전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현재 양측은 협력 관계의 방향을 처음부터 다시 재검토하고 있으며, 최근 논의에는 오픈AI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엔비디아가 수백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지인들에게 해당 1000억 달러 규모의 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최종 확정된 계약도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오픈AI의 사업 운영 방식에 규율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구글과 앤스로픽 등 경쟁사들로부터 받는 압박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측은 “지난 10년간 오픈AI의 우선 파트너였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투자 규모와 방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협상 교착은 오픈AI의 대규모 연산 인프라 확보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픈AI는 2026년 말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1년간 차세대 AI 제품과 성장을 뒷받침할 연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해왔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투자 계획이 공개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약 4%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4조5000억 달러에 근접했고, 오픈AI가 반도체·클라우드 기업들과 연이어 체결한 계약은 글로벌 증시 랠리를 부추겼다. 그러나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픈AI가 막대한 계약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고, 일부 관련 기술주에서는 매도세가 나타났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최근 오픈AI가 총 1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산 관련 약정을 떠안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기준 예상 매출의 100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오픈AI 경영진은 중복 계약을 감안하면 실제 부담은 줄어들 수 있으며, 관련 계약들은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행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오픈AI 관련 기회나 기타 잠재적 투자에 대해 최종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어떤 투자도 예상된 조건으로 완료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오픈AI와 아직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AI 산업의 상징적 초대형 거래로 주목받았던 엔비디아와 오픈AI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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