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요정이 보인다' 기이한 환각을 일으키는 미스테리한 버섯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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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요정이 보인다' 기이한 환각을 일으키는 미스테리한 버섯의 정체

BBC News 코리아 2026-01-31 11:15: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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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섯'은 세계 각지에서 다른 모양으로 발견되지만, 사람들에게 똑같은 환각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최근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중국 윈난성의 한 병원 의사들은 매년 특이한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 대비한다. 환자들이 말하는 증상은 매우 기이하다. 문 아래 틈으로 몰려들고, 벽을 기어오르며, 가구에 매달리는 요정처럼 작은 사람들이 보인다는 증상이다.

이 병원은 매년 이 같은 사례를 수백 건씩 접한다. 모든 사례의 공통 원인은 '란마오아 아시아티카(Lanmaoa asiatica)'라는 버섯이다. 이 버섯은 소나무와 공생 관계를 맺고 자라며, 감칠맛이 풍부하고 깊은 풍미를 지닌 지역 특산물로 알려져 있다.

윈난에서는 란마오아 아시아티카가 시장에서 거래된다. 이를 활용한 요리를 파는 식당도 있고, 버섯이 많이 나는 6~8월에는 일반 가정의 식탁에도 오른다.

다만 이 버섯은 반드시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각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유타대학교 생물학과에서 란마오아 아시아티카를 연구하는 콜린 돔나우어는 "윈난의 한 버섯 전골집에 갔더니 웨이터가 15분 타이머를 설정하며 '타이머가 울리기 전에는 버섯을 먹지 마라. 안 그러면 작은 사람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 지역에서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윈난성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이 수수께끼 같은 버섯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환각을 일으킨다는 이 버섯의 존재에 관해 수많은 기록이 있었고, 이를 찾으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버섯을 발견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균류학자 줄리아나 퍼치의 말이다. 그는 비영리 단체 '펀자이 재단(Fungi Foundation)'을 설립해 균류와 버섯의 발견, 기록, 보존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돔나우어는 수십 년간 풀리지 않은 이 버섯의 수수께끼를 해결하고, 기이한 환각을 일으키는 미지의 화합물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인간의 뇌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대학 학부생 시절, 균학을 전공한 교수로부터 란마오아 아시아티카에 대해 처음 들었다고 한다.

돔나우어는 "동화 속 장면 같은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이 있다는 이야기가 여러 문화권과 시대에 걸쳐 반복적으로 보고된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더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행히 학술 문헌에는 몇 가지 단서가 남아 있었다. 1991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중국과학원 소속 두 명의 연구원은 윈난성 주민들이 특정 버섯을 먹은 뒤 '릴리푸트 환각(lilliputian hallucinations)'을 경험한 사례를 보고했다. 이 용어는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소인국 릴리퍼트에서 유래한 정신의학 용어다. 조그마한 인간이나 동물, 혹은 환상적인 형상을 보는 환각 현상을 뜻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은 환각 속에서 작은 존재들이 "사방에서 움직였다"고 증언했다. 움직이는 작은 생명체의 수는 보통 열 개 이상이었으며, "옷을 입을 때는 옷 위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그릇 위에서 움직이는 존재를 보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환각이 눈을 감았을 때 더욱 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1960년대 초, 서양에 실로시빈(멕시코산 환각 버섯에서 추출되는 정신활성 물질)의 존재를 알린 미국인 작가 고든 와슨과 프랑스 식물학자 로저 하임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비슷한 버섯 종을 발견했다. 당시 그들은 30년 전 이 지역을 방문했던 선교사들이 현지인들을 "미치게 만든다"고 표현한 버섯을 찾고 있었다. 훗날 인류학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버섯 광기(mushroom madness)"라고 불렀다.

다만 당시 연구자들은 파푸아뉴기니에서 보고된 현상이 오늘날 중국에서 보고되는 사례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채집한 버섯 표본을 환각제 LSD를 발견한 스위스 화학자 알베르트 호프만에게 보내 분석을 의뢰했지만, 호프만은 어떤 유의미한 분자도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가 약리학적 근거보다는 문화적 전설에 가깝다고 판단했고, 더 이상의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란마오아 아시아티카가 공식적으로 명명되고 과학적으로 기술된 것은 2015년의 일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이 버섯의 정신활성 특성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진 바가 없었다.

돔나우어의 첫 번째 목표는 이 버섯의 정확한 정체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그는 2023년 여름, 버섯이 가장 많이 나는 시기에 윈난을 방문했다. 대형 버섯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에게 "작은 사람들이 보이게 만든다는" 버섯이 무엇인지 묻자, 상인들은 웃으며 같은 버섯을 가리켰다. 그는 이를 구입해 실험실로 가져온 뒤, 게놈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해당 버섯이 실제로 란마오아 아시아티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출간을 준비 중인 그의 연구에 따르면, 실험실 표본에서 추출한 화학 물질은 쥐에게서 인간 사례와 유사한 행동 변화를 유발했다. 버섯 추출물을 투여받은 쥐들은 과잉 행동 단계를 거친 뒤, 거의 움직이지 않는 장기간의 무기력 상태에 빠졌다.

돔나우어는 이후 필리핀도 방문했다. 중국과 파푸아뉴기니의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것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버섯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필리핀에서 채집한 표본은 중국에서 확보한 표본과 외형상 다소 차이가 있었다. 중국산 버섯이 더 크고 붉은색을 띠는 반면, 필리핀산 버섯은 더 작고 연분홍색에 가까웠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 버섯은 동일한 종으로 확인됐다.

2025년 12월에는 돔나우어의 선임 연구자도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와슨과 하임의 기록에 등장하는 버섯을 찾으려 했다. 돔나우어는 해당 버섯의 정체가 "여전히 큰 물음표"라고 말한다. 연구진은 결국 아무런 표본도 찾지 못했고, 이 미스터리는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돔나우어는 "파푸아뉴기니의 버섯이 같은 종이라면, 보통 이 지역의 생물 종이 중국이나 필리핀과 다르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일일 것"이라며 "만약 다른 종이라면, 이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동일한 릴리푸트 환각 효과가 전혀 다른 지역의 서로 다른 버섯 종들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연계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도 존재한다. 돔나우어와 같은 연구실에 속한 과학자들이 참여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환각성 버섯에 포함된 정신활성 물질 실로시빈이 서로 먼 친척 관계에 있는 두 종류의 버섯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돔나우어에 따르면, 란마오아 아시아티카의 릴리푸트 환각 효과는 실로시빈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돔나우어 연구팀은 현재도 이 버섯에서 환각을 유발하는 화학 물질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실험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이 물질은 기존에 알려진 어떤 환각성 화합물과도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환각의 지속 시간이다. 이 버섯이 유발하는 환각 상태는 보통 12~24시간 동안 지속되며, 경우에 따라 최대 일주일까지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길다. 이러한 극단적으로 긴 지속 시간과 섬망, 현기증과 같은 장기적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돔나우어는 아직 생버섯을 직접 섭취해 관찰하는 실험은 진행하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특성이 중국, 필리핀, 파푸아뉴기니에서 사람들이 란마오아 아시아티카의 정신활성 효과를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전통이 없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본다. 돔나우어는 "사람들은 항상 이 버섯을 단순히 식용으로 섭취해 왔으며, 환각은 전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었다"고 말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환각의 일관성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환각성 화합물은 개인마다, 혹은 동일한 개인이라도 경험할 때마다 매우 다른 환각을 유발한다. 그러나 돔나우어는 란마오아 아시아티카의 경우 "작은 사람들이 보인다는 증상이 놀라울 정도로 꾸준히 보고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처럼 일관된 환각을 유발하는 사례가 다른 환각성 물질에서도 존재하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했다.

돔나우어는 이 버섯을 이해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환각성 화합물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 버섯에 대한 과학적 탐구는 결국 의식의 본질과 정신과 현실의 관계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더 나아가 이는 사람들이 란마오아 아시아티카를 섭취하지 않았음에도 발생하는 자발적 릴리푸트 환각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증상은 매우 드문 현상으로, 1909년 처음 보고된 이후 2021년 기준으로 버섯과 무관한 사례는 단 226건만 기록되었다.

비록 사례 수는 적지만, 그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버섯과 무관한 릴리푸트 환각을 경험한 환자 중 약 3분의 1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돔나우어는 "란마오아 아시아티카를 연구하면 이러한 자연 발생적 릴리푸트 환각이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뇌의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신경학적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비영리 교육 기관인 맥케나 자연철학 아카데미의 소장이자 민족약리학자인 데니스 맥케나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이제 우리는 릴리푸트 환각이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맥케나는 또한 버섯의 화합물을 이해하는 일이 새로운 약물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그는 "실제로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 곰팡이 종의 5% 미만만이 학계에서 연구되고 과학적으로 기술되었다고 추정한다. 균류 연구에 주력해 온 퍼치는 이러한 사실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생태계 속에 숨겨진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균류는 우리가 이제 막 활용하기 시작한 방대한 생화학적·약리학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발견해야 할 세계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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