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백두대간의 굽이마다 새겨진 자연의 힘을 마주하는 여정이 안방을 찾는다.
2월 1일 ‘영상앨범 산’에서는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쳐 있는 백악산으로 향한다. 속리산국립공원의 중간 지점에 자리한 백악산은 해발 고도는 높지 않지만, 백 개의 바위 봉우리가 빚어낸 빼어난 암릉미로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는 명산이다. 병풍처럼 둘러선 속리산 주 능선과 어우러진 풍광은 백두대간 특유의 강인한 생명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날 산행에는 치과의사 오형구 씨와 10여 년간 해외 트레킹과 오지 탐방을 함께해 온 산 벗 3인이 동행한다. 네 사람은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화양구곡을 찾는다. 조선 중기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았던 이곳은 아홉 굽이 계곡마다 이름이 붙은 유서 깊은 명승지. 영하 13도의 강추위 속에 꽁꽁 얼어붙은 계곡과 고요히 흐르는 화양천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입석교를 들머리로 시작된 산행은 물안이골 계곡길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얼어붙은 계곡 사이로 들려오는 물소리가 고요한 산자락에 울려 퍼지고, 일행은 그 소리를 벗 삼아 발걸음을 옮긴다. 새해 첫 산행지로 백악산을 택한 이들은 눈 덮인 암릉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모습이다.
능선에 오를수록 바람은 매서워지고 공기는 더욱 차가워진다. 그러나 혹한 속 산행은 오히려 이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된다. 과거 호주 태즈메이니아 트레킹 당시 폭설로 캠프가 무너졌던 경험을 떠올리며 웃음 섞인 이야기가 이어진다. 거친 암릉 구간을 지나자 톱날처럼 날 선 속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장대한 겨울 산세가 감탄을 자아낸다.
산행 경력 40여 년의 오형구 씨는 지금도 산에 오르기 전 배낭을 꾸릴 때면 첫 산행을 앞둔 사람처럼 설렌다고 전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순간, 산은 묵묵히 위로와 기쁨을 건넨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험난해진다. 잔설이 남은 바위는 미끄럽고, 칼바람은 살을 에듯 차갑다. 하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내딛는 발걸음 속에서 우정은 더욱 단단해진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는 기암괴석들은 산 전체를 거대한 수석 전시장처럼 보이게 하고, 수많은 바위를 넘어선 끝에 일행은 백악산 정상에 선다.
백두대간의 힘찬 기운 한가운데서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네 사람. 혹독한 추위마저 녹여낸 10년 우정과 장엄한 설경이 어우러진 백악산의 겨울 풍경은 깊은 울림을 전한다.
‘영상앨범 산’은 2월 1일 오전 6시 55분 KBS2에서 방송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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