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농식품 대사물질 분석, 연구실 대표 연구로 성장시킬 것”
분석기술 기반으로 식품·환경·생명과학 분야 확장
예쁜 꼬마선충 활용해 인간 수명 관련 대사물질 연구 추진
식품공학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을 기반으로 식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응용하는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다. 최근에는 식품의 품질과 안전을 넘어 인간의 건강과 생명 현상 전반으로 연구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반려동물 등 새로운 대상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식품공학은 특정 식품에 국한된 연구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김호진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정밀한 분석법과 데이터 해석에 기반한 기술력을 연구의 핵심으로 하여 식품 분야는 물론 생명과학, 환경, 바이오헬스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국가공무원 경력 바탕으로 현장성 있는 연구와 인력양성 기대
김호진 교수는 남양유업 연구소에서 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13년간 근무하며 식품 안전과 분석 분야의 실무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다.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연구에 뜻을 두고 꾸준히 학술 활동을 이어온 그는 2024년 9월 경상국립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부임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1·2차 대사물질의 지문화(fingerprint) 연구, 원산지 판별을 위한 잔류농약 분석 등 식품분석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해 왔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식품분석연구실을 새롭게 꾸린 그는 연구실 운영의 가장 중요한 지침으로 ‘안전하고 체계적인 연구환경’과 ‘기초에 충실한 연구 문화’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연구실 구성원 모두가 같은 기준과 절차 속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장비 사용 지침과 실험 기록 체계를 정립하고, 정기적인 세미나와 미팅 시스템을 구축했다”라며 “기초가 탄탄해야 연구의 신뢰성과 재현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품분석연구실은 식품·환경·생명과학 분야를 아우르는 분석화학을 기반으로, 독성물질 분석과 안전성 평가를 핵심 키워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로는 식품 중 유해 물질 및 기능성 물질 분석을 위한 분석법 개발, ‘예쁜 꼬마선충’을 활용한 인간 수명 관련 식품 기능성 물질 연구, 농식품의 1·2차 대사산물 지문화 연구 등이 있다.
김 교수는 “연구의 출발점은 기초이지만, 목표는 항상 현장 활용에 두고 있다”라며 “실제 산업과 행정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그 유효성을 검증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학술적 성과는 물론,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 교수는 분석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분석법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공통 기술”이라며 “연구실에서 분석기술의 기본기를 익히면 식품 분야는 물론 제약, 바이오, 반도체 산업까지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사료 기능성 물질 분석과 녹조 독소 연구
-현장 경험이 만든 연구 확장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김호진 교수의 연구가 반려동물과 환경 안전 분야로 확장되며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부임 직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반려동물 사료 중 마비성 패류독소 분석법 개발’ 과제에 선정돼 성공적으로 과제를 마쳤으며, 이를 토대로 반려동물 사료의 기능성 물질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번 과제를 통해 반려동물 사료 내 유해 물질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분석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앞으로는 사료의 기능성 물질을 정밀 분석하고, 반려동물 종별로 필요한 영양소를 과학적으로 파악해 사료와 식품을 균형 있게 급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그의 연구는 학문적 의미뿐 아니라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매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녹조 문제와 관련해, 녹조 독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녹조를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면, 어떤 독소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녹조 독소의 정밀 분석을 통해 하나의 과학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제자들은 학생이 아닌 팀원”, 함께 성장하는 연구실
김 교수는 부임 2년 차에 ‘2025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을 신규로 획득하며 연구실 운영에서도 성과를 냈다. 그는 “연구실 안전은 규정 준수를 넘어 연구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며, 부임 초기부터 안전하고 체계적인 연구환경 구축에 힘써 왔다고 설명했다. 실험 특성에 맞춘 배기 시스템 정비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번 인증 획득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김 교수 연구실에는 분석기술에 관심을 두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 그는 제자들을 ‘학생’이 아닌 ‘연구팀원’으로 대하며 연구를 진행한다. 오랜 기업과 공공기관 근무 경험으로 협업 문화에 익숙한 그는 학생들 역시 연구의 주체로서 중심적인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성적이나 스펙보다 연구에 관한 관심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연구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 그리고 기본을 지키는 연구자가 결국 오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졸업 후 학생들은 대학원, 연구기관, 공공기관, 관련 산업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제자들이 각자의 길에서 성장하되, 나아가 학문과 교육을 잇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며 교수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김 교수는 향후 반려동물 사료 연구를 연구실의 대표 연구 분야로 확립하고, ‘예쁜 꼬마선충’을 활용해 인간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산물을 분석하는 연구도 지속해서 심화할 계획이다. 그는 “분석기술은 식품을 넘어 환경과 생명과학을 연결하는 공통 언어”라며 “사회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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