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케빈 워시를 연준 이사회 의장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그를 지켜봐 왔으며, 그는 위대한 연준 의장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쩌면 역사상 최고의 의장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며 “완벽한 인물로,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후보자에 대해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법학 박사(JD) 학위를 취득했으며, 경제·금융 분야 전반에서 폭넓은 연구와 정책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워시는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로 발탁돼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재직 당시 주요 20개국(G20) 연준 대표를 맡았고, 아시아 신흥·선진국 특사로도 활동한 바 있다.
차기 연준 의장 자리를 두고는 워시 전 이사 외에도 릭 리더 블랙록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케빈 해싯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총 4명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자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워시 전 이사가 전날 백악관을 방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워시 전 이사는 연준 내부 경험을 갖춘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도 비교적 원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 드러켄밀러와 가까운 인사로 알려져 있으며, 자유무역과 복지 지출 축소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공화당 성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이러한 점을 들어 워시 후보자의 정책 노선을 분석한 바 있다.
현직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올해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자신의 대규모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지난해부터 이례적으로 조기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했다. 조기 지명을 통해 파월 의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지난 27~28일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 시점을 앞당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파월 의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지명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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