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대학혁신지원사업을 경험해 이를 글로 남긴 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실과 캠퍼스를 넘어 실제 대학 생활 속에서 체감한 변화와 한계를 담아낸 학생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포럼의 문제의식을 한층 생생하게 드러냈다.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에 ‘정책의 대상’이 아닌 ‘경험의 주체’로 선 학생들의 목소리가 포럼의 마지막장을 장식했다.
30일 한국연구재단과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회가 공동 주관한 ‘2025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대학혁신포럼’에서는 2일차 일정으로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수기공모전과 ‘2025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사례영상 경진대회’의 수상작을 발표하고 시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25 대학혁신지원사업 수기 공모전’은 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경험과 변화를 글로 담아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 공모이며 ‘2025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사례영상 경진대회’는 사업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학생들이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경험과 그로 인한 성장과 변화를 영상으로 담은 뒤 이를 공유하는 자리다.
먼저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수기공모전 세션에서는 ‘대학혁신이 만든 나의 캠퍼스 라이프 변화’라는 주제로 5명의 학생이 발표에 나섰다.
먼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김나원 학생은 ‘대학혁신이 만든 나의 변화 한 사람의 인생이 한 권의 책이 되는 곳’이라는 발표를 통해 야간 학교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국사를 가르친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기보다 밤에 일하며 공부하는 학생들과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앞서가는 성공’보다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내는 태도의 가치를 배웠다”며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어르신 한 사람의 삶 그리고 경험과 지혜를 기록·영상화해 청년들이 언제든 꺼내 배우는 콘텐츠로 만드는 프로젝트, 전시회까지 기획했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기억에서 시작된 지속가능한 배움 지식을 넘어 지혜를 배우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한국외대 인도어과 허윤서 학생은 “AI(인공지능)가 인간의 암기 능력을 대체하는 시대에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를 보며 ‘기억 능력만으로 인간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프로젝트를 출발했다”며 “서울 도봉구 지역 할머니 9명의 생애를 인터뷰·영상으로 아카이빙해 전시와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어르신들에게는 삶을 재조명하는 경험을, 청년들에게는 인간 존엄과 기억의 의미를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산업공학과 김건우 학생은 ‘대학혁신이 만든 나의 캠퍼스 라이프 변화 질문에서 시작된 대학혁신, 학생과 조교가 함께 만든 성장의 교육구조’라는 발표를 통해 “프로젝트에서 조교는 채점과 관리 중심의 보조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질문을 함께 탐구하며 학습을 연결하는 ‘중간자’이자 협력의 촉진자로 역할을 재정의했다”며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지식을 잘 습득하는 학습자를 넘어 AI를 효율의 도구가 아닌 사람을 이해하고 협력을 설계하는 기술로 다루며 질문과 실패가 존중되는 대학혁신의 가치를 체화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가천대 행정학과 김성규 학생은 ‘한계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김성규:생명을 살리는 행정학도’라는 발표에서 “자살 문제에 이미 정책과 제도가 작동하고 있음에도 왜 개인은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는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경기도자살예방센터가 주관하는 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해 SNS상의 유해 정보를 보고·검토·삭제 요청으로 연결하는 행정적 메커니즘의 한 축을 담당했다”며 “이를 통해 행정은 제도 운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위험 신호에 응답하는 가장 일상적이고 따뜻한 공공 개입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김수림 학생은 ‘나의 길을 찾게 한 혁신, 한림대학교’라는 발표에 나서 “자퇴 경험이 없는 상담 교사의 한계적 공감 속에서 실질적 지원의 부재를 체감했는데, 이를 계기로 사회복지학부에 진학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직접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후 자격증 취득과 특허·상표 출원, 사업자 등록을 거쳐 기획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해 이후 은둔형 청년을 생활과 기회로 연결하는 P2P 커넥팅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인의 상처를 사회적 문제 해결로 전환한 실천 모델을 만들어냈다”며 도전, 성취를 경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다음 순서로 학사제도 유연화를 경험한 5명의 학생들의 진로탐색기(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박세건 학생은 ‘전공 학제의 소비자를 넘어 자율전공 프로듀서가 되다’라는 주제로 “자율전공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하며 막연한 불안을 느꼈지만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데이터 기반 멘토로 활용해 제 장단점과 진로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했다”며 “진로 실험과 공모전 활동을 병행하며 희망 채용 분야 분석, 역량 진단, AI 모의면접 피드백을 거쳤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불안은 근거 있는 확신으로 바뀌었고 전공 선택에 대한 방향도 분명해졌다”고 발표했다.
한양대 ERICA 자율전공학부 이서빈 학생도 ‘물음표로 가득했던 나의 캠퍼스, 혁신을 만나 느낌표가 되다’라는 발표를 통해 “입학 당시 제 캠퍼스 생활은 늘 ‘내가 잘 가고 있는 걸까’라는 물음표로 가득했는데,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그 고민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었다”며 “글로벌 학기 프로그램으로 싱가포르국립대(NUS)에 파견돼 현지 학생들과 협업하고 심리학 이론 수업을 들으며 마케팅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그 경험은 제 시야를 세계로 넓혀줬고 마케팅과 경영이 제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을 준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하나의 전공이 아닌 하나의 방향으로’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포항공과대 생명공학과 김형남 학생은 “통합교과 대학에서 공부하며 다시 전공 선택의 고민을 하던 중 기존 전공에 더해 수업을 이수할 수 있는 ‘융합 부전공’ 제도를 통해 과학기술학을 접하게 됐다”며 “인문적 요소가 결합된 수업을 들으며 적성을 확신했고 현재는 과학기술학을 포함해 3개 전공을 이수하고 있다. 만약 이 제도가 없었다면 중도 포기나 전학을 고민했을 텐데, 덕분에 학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양대 전자공학부 이윤지 학생은 ‘실용성을 향한 여정:나의 진로 탐색 이야기’라는 발표에서 “3학년까지도 진로를 명확히 정하지 못했지만 학사제도 자율화를 통해 다양한 전공의 멘토와 디브리더와의 멘토링을 통해 각 학과의 진출 분야와 대학원·취업 경로를 알고 전공 탐색 페스티벌에서는 전자공학부 교수의 연구를 직접 접하며 전자공학이 환경·에너지·IoT 등 사회문제 해결과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사제도 자율화의 체계적인 탐색 프로그램은 전공 선택을 미룬 제도가 아니라 제가 원하는 길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준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새내기’라는 제목으로 발표에 나선 덕성여대 정보통계학전공 이유빈 학생은 “코로나19로 기대했던 대학 생활과 다른 새내기 시기를 보내며 한 학기 만에 휴학을 선택했지만 2022년 ‘커리어 플랫폼 3기’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진로를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며 “자기 이해를 출발점으로 전공·직무·현직자 이야기를 단계적으로 듣는 과정에서 여러 학과를 비교하면서 현실적인 커리어 로드맵을 그릴 수 있었고 이 경험을 통해 대학혁신지원사업이 진로 혼란을 겪는 새내기들에게 실질적인 버팀목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전공 선택의 불안과 진로 혼란 속에 있던 학생들에게 실패와 탐색의 시간을 허용하며 개인의 경험을 확신과 성장으로 전환시키는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이후 이어진 폐회식에서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수기공모전 시상에 이어 ‘2025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사례영상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학생 사례영상 경진대회에서 수상을 받은 팀 중 ‘체크리스트로 시작된 나의 변화’로 수상의 영광을 거머쥔 동의대 WithU(윗유) 소속 산업ICT기술공학과 김지현 학생은 본보에 “대학혁신지원사업을 먼저 경험하고 그 과정을 친구에게 전하면서 함께 성장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았다”며 “저 역시 예전에는 발표도 잘 못하고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말하는 자신감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방향을 잡기 어렵고 막막한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작은 선택 하나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찾아보는 것부터가 첫걸음이 될 수 있으니 그 선택이 각자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이외에도 역사 좀 아일(성균관대), 리프텐(한국공학대), 아이즈온미(한양대), 원더걸스(원강대), DAN짝(단국대), 추비즘(추계예술대), 부스터 9기(한국외대)가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2일차 일정으로 세션별 혁신 사례 발표 △학생 지원체계 개선 △학사제도 유연화 △교수학습지원 △미래교육 △지·산·학 연계 및 대학 간 공유·협력/교육의 질 관리 등이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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