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학내 성폭력을 공론화한 지혜복 전 교사에 대한 전보 처분을 취소하기로 했다. 지 전 교사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하고 전보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지혜복 선생님이 제기한 전보무효확인 소송에 관한 1심 법원 판결을 존중해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지 선생님이 권리와 지위를 회복해 하루빨리 학생들과 만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적극 노력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지 선생님과 관련한 다른 소송이 조속히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 선생님이 2년여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의 취지를 엄중히 받아들여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지 전 교사가 서울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보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지 전 교사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하고 전보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지 전 교사는 2023년 상담부장으로 근무하던 A 중학교에서 학내 성폭력 및 2차 가해 문제를 인지하고 공론화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지 전 교사는 A 학교로부터 전보 처분을 받았으나, 그는 자신이 곧바로 학교를 떠나면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없을뿐더러 공익제보자에 대한 전보 처분은 부당하다며 학교에 그대로 남게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 전 교사에 대한 전보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2024년 9월 전보 명령에 따르지 않은 그를 해임했다. 이에 지 전 교사는 A 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와 천막 농성 등을 해 왔다. 지난해 2월에는 연대자들과 함께 서울시교육청 내부에서 농성을 벌이다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지 전 교사 측은 정 교육감이 낸 입장문에 거세게 반발했다. 지 전 교사가 시위하던 때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지 전 교사의 편을 들어주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유감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지 전 교사가 속한 'A 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엄동설한에 노숙을 이어가는 지혜복 교사의 싸움을 '연출'이라고 칭한 정근식 교육감은 패소 이후에야 비로소 '유감'을 표명했다"라며 "정근식 교육감은 유감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갖가지 황당한 논리로 지혜복 교사의 공익제보자 지위를 부정하고 음해한 과오를 사죄하라. 성폭력 피해학생들의 침묵을 조장하고, 교사의 노동권을 짓밟으며, 학교를 더 위험하고 불평등한 공간으로 만든 범죄적 행정폭력을 사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건네는 가해자의 값싼 위로를 거부한다. 그 모든 가해와 탄압을 분명한 언어로 인정하고 사과하라"라며 "정근식 교육감에게 누누이 전달한 요구의 이행을 위한 구체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한편 지 전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공판 기일을 기다리고 있는 지 전 교사가 전보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은 만큼, 해임 처분 또한 취소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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