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고낙술 기자┃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어르신들의 건강 수명을 결정지을 '노인 체육'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운동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정작 가장 운동이 절실한 고령층의 참여는 여전히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하는 노후'와 '누워있는 노후'의 갈림길
이번 조사에서 가장 뼈아픈 수치는 연령별 참여율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는 65% 내외의 고른 참여율을 보이며 생활체육의 주류로 자리 잡았으나, 70대 이상 고령층은 59.5%에 머물렀다. 이는 전체 평균(62.9%)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시기에 오히려 운동량이 줄어들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인체육의 현장을 누빈 기자의 시각에서 볼 때, 노인 체육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다. 이는 국가적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노년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사회적 처방전'이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이 "초고령사회에서 생활체육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고 싶어도 몸이..." 건강이 가로막은 운동의 길
노인들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50대 이하가 '시간 부족(61.3%)'을 주된 이유로 꼽은 반면,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건강 문제'를 가장 큰 장벽으로 언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지만, 이미 나빠진 건강 때문에 운동을 시작조차 못 하는 '건강의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이다.
또한, 노인들의 주요 참여 종목이 '걷기'와 '등산' 등 자기 주도적 활동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문적인 지도자나 맞춤형 프로그램 없이 무작정 시작하는 운동은 오히려 고령층에게 부상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저강도 보디빌딩이나 수중 운동에 대한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할 전문 시설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노인체육은 다르다'... 예방·재활 전담 기관 절실
여기서 우리는 노인체육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노인체육은 젊은 층 중심의 일반체육과는 궤를 달리한다. 고령층의 신체 특성을 고려한 '고령친화형 체육',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체육',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활체육'으로 엄격히 분류되어야 한다.
특히 노인체육의 궁극적 목표는 기록 단축이나 승리가 아니라,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위한 체력 유지'에 있다. 이러한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노인체육전담기관' 또는 전담 단체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일반적인 체육 행정의 틀로는 노인들만의 세밀한 요구와 신체적 제약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돈 주는 운동'을 넘어 '찾아가는 스포츠'로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은 고무적이다. 1인당 연간 최대 5만 원의 '스포츠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를 병원이나 약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은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유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국민체력인증센터를 2030년까지 150개소로 두 배 늘리겠다는 계획은 과학적인 운동 처방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으로 '찾아가는 지도자'를 대폭 확충하고, 디지털 기기에 서툰 고령층을 위해 키오스크 대신 사람이 직접 안내하는 '실버 전용 체육 서비스'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30년 체육센터 150개 신규 건립... '실버 친화형'이 관건
문체부는 2030년까지 수영장 등 국민체육센터 150개소를 신규 건립할 계획이다. 이 시설들이 단순히 젊은 층 위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경사로 수영장, 저강도 순환 운동 기구 등을 갖춘 '실버 친화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노년의 운동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존엄한 마무리를 준비하는 가장 적극적인 수단이다. 정부의 정책이 '숫자 메우기'를 넘어 어르신들의 굽은 등을 펴고 활기찬 걸음걸이를 되찾아주는 '진심 어린 복지'로 연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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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고낙술 기자 kora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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