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입지 흔드는 '중국산 항공기' 뒤엔 시진핑 신임 '초법적 군부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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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입지 흔드는 '중국산 항공기' 뒤엔 시진핑 신임 '초법적 군부실세'

르데스크 2026-01-30 17:11: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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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군부 내에서 대규모 숙청이 단행된 가운데 우리 기업들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최근 조원태 회장이 협력 가능성을 내비친 중국 항공 기업이 중국 군부의 실세로 부상한 장성민(张升民)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겸직)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덕분에 코맥과의 가격이나 항공기 인도 기간 협상 등에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키맨'으로 장성민과 그 주변 인물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급난에 '中 코맥' 카드 언급한 조원태…코맥 뒤엔 무소불위 사정권력 '중앙기율위'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항공기 제조사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 기종 도입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코맥은 미래가 밝은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주문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 코맥 항공기가 국제 인증을 받고 저가항공사 기종으로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도입을 고려하겠다는 게 조 회장의 입장이다.

 

당시 발언은 글로벌 항공업계를 덮친 기록적인 기체 공급망 붕괴 현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무너진 기체 공급망과 반복되는 보잉사 기체 사고, 미국 당국의 생산 제한 조치 등이 겹쳐 항공기 인도 지연이 심화되면서 '중국산 항공기'가 전 세계 항공사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 회장 역시 인터뷰 중간에 "현재 최소 5~6대의 항공기가 부족해 일부 노선을 감편하는 등 운항 스케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고 토로한 바 있다.

 

▲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항공기 제조사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 기종 도입을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조 회장이 언급한 코맥은 2008년 중국 정부가 항공기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기업이다. 그동안 군용기 위주로 생산해왔으나 최근에는 민항기 분야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코맥의 주력 기종인 C919 여객기는 보잉 737과 에어버스 A320에 대응하는 중·단거리용 여객기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3대 국영 항공사 모두 C919를 활용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판로를 넓혀 나가고 있다.

 

코맥의 급성장 이면에는 단순한 경영성과를 넘어선 중국 특유의 '정치·군사적 통제력'이 자리하고 있다. 코맥은 중국 공산당과 중앙군사위원회(이하 중군위) 등이 직접 관리하는 국유기업인 동시에 중국의 핵심 국가 전략 산업 중 하나인 우주항공 분야의 중추적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코맥에 투입한 보조금과 국가 펀드 투자금 등은 총 721억달러(원화 약 100조원)에 달한다. 국가개발은행(CDB) 등을 통한 470억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 제공과 더불어 연구개발(R&D) 지원금 명목으로 300억달러 이상이 투입됐다.

 

코맥의 탄생·성장 배경은 거래나 협력을 계획 중인 기업 입장에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고려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정치, 외교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진행하던 일이 전부 틀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코맥이 인사와 경영 전반에 걸쳐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중앙기율위)의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다는 점이 주장의 근거다. 중앙기율위는 중국 최고의 사정기관으로 법원이나 검찰의 개입 없이 피조사자를 구금할 수 있는 '류즈(留置)' 제도의 수혜를 받고 있다. 류즈 제도에 따라 중앙기율위는 외부와 차단된 비밀 장소에서 최장 6개월까지 변호사 접견 없이 심문이 가능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에만 중앙기율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수한 공직자가 2만5000명에 달한다.

 

▲ 장성민(张升民)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 프로필.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이러한 중앙기율위는 코맥을 비롯한 중국 내 항공사들의 인사도 전부 좌지우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5년 중앙기율위는 진좡릉(金壯龍) 전 코맥 회장을 공금 유용 및 해외 출장비 부당 집행 등을 이유로 적발해 처벌을 내렸다. 당시 진 회장은 기율위의 지적을 즉각 수용하고 곧장 처벌을 수용하면서 간신히 회장직을 지켜냈다. 코맥의 지분율 6.9%를 소유한 중국항공산업공사(AVIC) 전 회장 린쭤밍(林左鳴) 역시 부품 공급망 내 뇌물 수수와 리베이트 혐의로 중앙기율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적 있다. 린쭤밍은 한동안 자리를 지키는 듯 했으나 2018년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돌연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중국 현지에선 중국 고위 관료나 국유기업 수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갑자기 사퇴하는 것을 두고 명예로운 퇴진을 빙자한 경질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군위·중앙기율위 2인자, 로켓군 대장 겸직…中 권력 핵심 부상한 장성민 네트워크 조명

 

현재 중앙기율위의 중추에는 중국 군부와 당 권력을 동시에 거머쥔 장성민(张升民) 중앙기율위 부서기가 있다. 현재 직책상 중앙기율위 내 2인자이긴 하지만 정계 안팎에선 그의 영향력은 이미 1인자 리시(李希) 서기를 능가한다는 평가가 팽배하다. 그가 지닌 독보적인 '4중 직책'이 근거로 지목된다. 그는 중앙기율위 부서기와 동시에 ▲중앙군사위 부주석 ▲중앙군사위 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로켓군 대장 등 군부 내 최고 서열에 해당하는 직책을 겸직하고 있다. 반면 리시 서기는 당의 반부패 작업을 총괄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

 

장 부서기가 당과 군부의 핵심 요직을 전부 꿰차게 된 배경에는 시진핑 주석의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 주석은 제20기 4중전회에서 군부 서열 2위였던 허웨이둥 중군위 부주석을 숙청하고 그 자리에 사정관 출신인 장 부서기를 앉혔다. 중국에서 중군위는 단순히 군대를 지위하는 기구를 넘어 국가의 모든 물리적 강제력과 기업의 통제권을 쥔 중국 권력의 중추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 인사는 시진핑 3기의 최대 위협으로 꼽혔던 로켓군(미사일 부대)의 대대적인 숙청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 공로에 대한 포상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 장성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 측근 인사 명단.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로켓군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장 부서기는 숙청 이후 로켓군 직급 상 가장 높은 자리인 삼성(별3개)장군이 됐는데 그의 위상은 얼마 전 벌어진 중국 군부의 수뇌부 궤멸 사건으로 한층 더 공고해졌다.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군 서열 1위였던 장유샤(張又俠) 부주석마저 숙청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실각하면서 지금은 중군위 최고 서열 7인 가운데 시 주석과 장 부서기 단 2명만 남은 상태다. 장 부서기는 시 주석과 같은 산시성 출신이다.

 

대대적인 숙청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 부서기가 군부의 핵심 실세로 떠오르면서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는 여러 직책을 겸직하고 있는 여러 측근들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코맥(COMAC) 내부에서 기율검사팀장을 맡고 있는 뤄싱핑(罗兴平)이다. 그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중앙기율위 실무를 총괄하며 장성민 부서기와 호흡을 맞춘 복심 중 한 명이다. 기율위 기율검사단 부단장까지 승진한 그는 2024년 코맥의 기율검사팀장으로 발탁됐다. 현재 코맥에 상주하면서 기업 내부 사정을 중앙기율위에 보고하는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항공그룹으로 꼽히는 중국항공그룹(CNAH)의 기율검사팀장인 치펑루이(齐凤瑞) 또한 장 부서기를 오랜 기간 보필해 온 측근 인사로 꼽힌다. 치펑루이는 재정부 주재 기율검사감독팀 부팀장 출신이다. 해당 조직은 재정부 소속임에도 중앙기율위의 지휘를 받는 특수 구조를 띄고 있다. 중국항공그룹의 자회사 중 한 곳인 에어차이나의 탄환민(谭焕民) 기율검사팀장도 중앙기율위 규정부에서 부국장, 국장급 기율검사관 등을 역임하며 장 부서기의 측근으로 거듭난 인물이다.

 

▲ 중국 정치권에선 장성민 부서기가 사정당국과 군부, 재계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배경에는 시진핑 3기 체제의 핵심 기조인 '군·민 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왼쪽)과 장성민 중국 중앙기율위 부서기. [사진=Baidu]

 

장 부서기의 영향력은 중국의 국영 항공우주 기업인 중국항공산업공사(AVIC)에도 닿고 있다. 이곳 기율검사팀장인 첸보(陈波)는 과거 장 부서기와 함께 중앙기율위에서 근무했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또 중국의 주요 국유기업들을 관리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공탕화(龚堂华) 기율검사감독그룹 그룹장 역시 현재 중앙기율위 위원을 겸임하며 장 부서기의 지휘를 받고 있다.

 

중국 정치권에선 장 부서기가 사정당국과 군부, 재계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배경에는 시진핑 3기 체제의 핵심 기조인 '군·민 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맥만 놓고 보더라도 주력 기종인 C919 여객기가 표면적으로는 민간 항공기지만 내부 개발 시스템, 소재 등에는 핵심 군사 기술이 활용됐다. 중국에서 항공 산업은 민간 경제의 영역인 동시에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국방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은 군부 실세가 재계와 정치권을 장악하며 국가 전반에 막강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며 "특히 장성민 중앙기율위 부서기처럼 군과 사정 기구를 동시에 장악한 인물은 기업의 인사를 쥐고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중국 국유기업과 협력하거나 현지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중국 특유의 권력 지형과 그 정점에 있는 핵심 인물들의 관시(關係·인적 네트워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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