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모집·정치자금 이면에 현안 청탁?…'대가관계' 입증이 관건
압수수색영장엔 정당법 위반만 적시…정치자금 수사 확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밝음 기자 =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30일 처음으로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간부들이 정치권에 당원 모집과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거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최근 신천지 전직 간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3월 검찰이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기각한 것을 계기로 조직적인 당원 가입 독려가 이뤄졌다는 내부 증언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22년에는 지파마다 당원 가입 할당량이 하달돼 본격적인 당원 가입 지시가 이뤄지는 등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신천지 신도 5만명이 가입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총회장이 국민의힘 측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희자 근우회장을 연결고리로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며 관계를 쌓아왔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처럼 신천지 내부적으로 당원 가입을 적극 지시하거나 정치권과의 접촉을 시도한 정황은 다수 확보됐지만, 신천지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 또는 국민의힘 인사들과 대가성 부정 청탁으로 얽혀있었다는 뚜렷한 정황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결국 향후 합수본 수사의 과제는 윤 전 대통령과 야권 인사들이 신천지 측으로부터 당원 모집과 정치자금 등을 제공받는 대가로 교단 현안 등과 관련된 청탁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실제 이행된 정황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통해 교리상 중요 지역인 과천에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용도변경 인허가, 부산·울산·청평·부평·고양 등 지역의 건축물에 대한 종교부지 용도변경 등 교단 현안을 청탁하려 했다는 내부 증언을 확보한 상태다.
더 나아가 임의단체로만 등록된 신천지를 종교 법인화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정교유착'을 넘어 '정교일체'를 목표로 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에 따라 합수본이 당원 가입 명부나 장부 등 물증을 토대로 신천지가 정치권과 거래 관계를 구축한 정황을 포착한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까지도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수본은 이날 과천 신천지 총회 본부와 경기 가평군 고성리 소재 평화연수원(평화의 궁전), 신천지 관계자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총회장 등을 정당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만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회장 등이 신천지 교인들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강제함으로써 자유의사에 반하는 정당 가입을 강요할 수 없다는 정당법 42조를 위반하고, 국민의힘의 당원 관리와 경선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신도들의 당비를 교단 차원에서 대납한 정황도 포착한 만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원 가입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었음이 입증되면 공소시효 예외 범위 내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
합수본은 이와 관련해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가 홍보비 또는 법무 후원비 명목으로 113억원 상당의 돈을 걷어간 뒤 명목과 다르게 사용하거나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가 신천지와 정치권 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내부 증언을 토대로 해당 자금이 정치 후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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