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혁신의료기기 지정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며 시장 확대와 기술 혁신을 가속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5년 한 해 동안 총 45개 제품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2024년 29개 대비 약 1.5배 증가한 수치로, AI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개발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혁신의료기기는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로봇 기술 등 기술 집약도가 높고 혁신 속도가 빠른 분야의 의료기기로, 기존 제품이나 치료법 대비 안전성과 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했거나 개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말한다. 지정된 기기는 식약처 허가·심사 과정에서 우선심사, 단계별 심사 등 특례를 적용받고, 보건복지부와 통합심사를 통해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2020년 5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시행 이후 누적 지정 수는 133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62개 제품은 실제 허가와 시장 진입으로 이어졌다. 작년에는 총 16개 제품이 허가를 받아 실제 사용이 가능해졌다.
특히 2025년에는 AI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가 25개로 집계되며, 2024년 15개 대비 66.7%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의료기기가 혁신의료기기로 처음 지정된 사례다. 딥노이드의 M4CXR가 그 주인공으로, 흉부 X-ray 영상을 분석해 42종의 흉부 질환 및 영상 소견을 자동으로 초안화하여 영상의학 전문의의 진단 결정을 보조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판독 속도를 높이고 오류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가 지정됐다. 허혈성 뇌혈관 질환 환자 선별을 돕는 소프트웨어, 조기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대뇌피질 부착형 의료기기, 전기장을 활용한 췌장암 치료기기 등이 포함되어, 혁신의료기기의 범위가 단순 진단을 넘어 치료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 이남희 국장은 "혁신의료기기 지정은 단순 기술 시범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 치료 현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개발자가 신속히 제품화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증가 추세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신속히 상용화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AI 기반 진단 및 치료 보조 의료기기는 판독·진단 속도를 높이고, 전문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는 등 임상 효용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의료 전문가들은 "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의료기기 시장은 향후 5년 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생성형 AI, 예측 분석, 맞춤형 치료 지원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식약처 발표를 통해 지정된 혁신의료기기들은 국내외 의료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첨단기술 기반 혁신 의료기기들은 기존 의료 인프라와 결합해 의료서비스 품질 향상과 환자 안전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치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단순 제품 공급에서 벗어나 임상과 데이터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으로 한 단계 도약할 전망이다. 특히 AI, 생성형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기기 지정이 증가하면서, 향후 국내 의료기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