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한복판에서도 버텼다…LG전자, 수익보다 구조 바꾼 한 해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캐즘 한복판에서도 버텼다…LG전자, 수익보다 구조 바꾼 한 해

폴리뉴스 2026-01-30 14:28:59 신고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LG전자의 2025년 실적은 표면적으로는 '매출 증가, 이익 감소'라는 상반된 숫자로 요약되지만, 이를 산업 사이클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전형적인 캐즘 구간에서의 구조 전환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 세계 가전·디스플레이·전장 산업은 고금리, 관세 부담, 전기차 캐즘, 소비 심리 위축이 동시에 겹치며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국면에 놓여 있다. 이런 환경에서도 LG전자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은, 단기 수익성보다 매출 기반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데 전략의 무게를 둔 결과로 읽힌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캐즘의 충격이 전사적으로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기반 제품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로 전환됐지만, 생활가전(HS)과 전장(VS), 친환경·공조(ES)는 오히려 매출 성장과 이익 체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는 LG전자의 캐즘 대응 전략이 '전 사업 동시 방어'가 아니라, 성장 축과 조정 축을 명확히 구분하는 선택과 집중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생활가전과 전장은 10년 연속 성장을 이어가며 캐즘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축으로 자리 잡았다. HS사업본부는 관세 부담과 원가 압박 속에서도 생산지 최적화, 판가 조정, 원가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했고, VS사업본부는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기존 수주잔고를 안정적으로 매출로 전환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LG전자가 단순히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운영 효율과 구조 개선을 통해 캐즘을 '관리 가능한 구간'으로 만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사 영업이익 감소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희망퇴직 비용 역시 단기 악재로만 보기 어렵다. 수천억 원 규모의 비경상 비용을 한 번에 반영한 것은, 캐즘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정비 구조를 선제적으로 가볍게 만드는 선택에 가깝다. 이는 단기 실적 방어보다 중장기 체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결정으로, 캐즘 이후 국면에서 수익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캐즘을 돌파하기 위한 '질적 성장 영역'이 이미 실적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B2B 매출은 24조 원을 넘어섰고, 전장과 공조를 양축으로 하는 B2B 사업의 합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webOS, 유지보수, 구독과 같은 Non-HW·D2C 사업은 캐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구조로, 구독 매출이 29% 급증한 것은 LG전자가 하드웨어 경기 변동성을 흡수할 완충 장치를 확보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2026년 사업 방향 역시 캐즘을 전제로 한 전략으로 정리된다. 가전은 AI 가전과 신흥시장 확장을 통해 '교체 수요'를 자극하고, 전장은 SDV·AIDV 등 미래차 솔루션을 통해 캐즘 이후를 준비한다. 공조·에너지 영역에서는 히트펌프와 AI 데이터센터 냉각, 액체·액침 냉각 등 구조적 성장 시장에 자원을 집중한다. 반면 MS사업본부는 단기 수익성보다 라인업 재정비와 webOS 기반 콘텐츠·광고 사업 확장을 통해 회복 이후를 대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종합하면 LG전자의 이번 실적은 캐즘을 '피하지 못한 위기'가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재정렬하고 체질을 바꾸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출 기반을 지키고, 고정비를 줄이며, B2B·서비스 비중을 높이는 전략은 캐즘이 끝난 뒤 실적 반등의 기울기를 키우는 방향이다. 지금의 이익 감소는 경기의 결과이지만, 구조 변화는 전략의 결과다. LG전자는 그 두 가지를 의도적으로 구분하며 캐즘을 건너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