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글로벌 매크로 콘퍼런스’에서 “지난 11월 이후 두 달간을 되돌아보면 원화가 합리적 수준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약세를 나타내 의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이 총재는 ‘글로벌 분화 시대의 정책결정’을 주제로 얀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와 대담을 진행했다.
이 총재는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현물 시장에서의 달러 가격 왜곡을 지목했다. 그는 “외환 스왑 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았지만, 현물 시장에서 달러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냈다”며 “수출이 잘 되어 외환시장에는 달러가 많았지만, 사람들이 현물 시장에 팔려고 하지 않으며 환율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환율 흐름에 대해서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환율이 1430원대까지 내려오며 다소 안도하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뿐 아니라 정치적 요인의 영향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화 하락의 원인 중에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제 투자자와 함께 개인, 국민연금, 기관 투자자 등 국내 투자자들이 여전히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기대 심리와 싸우는 것은 매우 힘든 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에서 지배적 플레이어”라며 “투자 규모가 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확대됐고, 때문에 원화가치 하락 기대가 형성돼 개인들의 해외 투자 선호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목표 비율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현재 한은은 환헤지를 포함한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에 대한 한은안을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전달한 상황이다.
이 총재는 “한국의 파생상품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중앙은행과의 외환스와프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달러 조달원을 확보해야 한다.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하면 자산부채관리 관점에서 자연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역시 자산 규모가 거시경제적으로 무시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과의 ‘뉴프레임워크’를 통해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허용하고, 적절한 헤지 비율 결정은 3~6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경제 성장 전망 등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올해 반도체와 방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IT를 제외한 부문의 부진으로 성장 흐름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 등의 대안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정부와 함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지속 낮추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대출 제한 중심의 정책을 지속한다면 수도권 집값이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같은 다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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