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이 좀 해줘라" 尹 녹취록에도…김건희 무죄에 '갑론을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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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이 좀 해줘라" 尹 녹취록에도…김건희 무죄에 '갑론을박'(종합)

연합뉴스 2026-01-30 13:50: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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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尹재판 영향 줄 것" 해석 속 공천개입 불인정엔 '갸웃'

도이치 주가조작 포괄일죄·샤넬백 2개 유무죄 등 판단도 여진

법정 출석한 윤석열·김건희 법정 출석한 윤석열·김건희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9.26 2025.9.24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법원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공천 청탁을 대가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김건희 여사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소제기한 기초적인 범죄 사실관계가 같은 만큼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재판부가 해당 혐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무죄로 본 데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법조계 분위기도 감지된다.

◇ '명태균 여론조사' 동일 혐의 기소된 尹…"재판 영향 불가피"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 28일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같은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 혐의의 골자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청탁과 함께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내용이다.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격이라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과 같은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볼 수 없다며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부부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려면 여론조사가 이들에게만 제공됐어야 하는데, 명씨는 부부 외 여러 사람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배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대가로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전 의원의 공천은 당시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토론과 투표 등 적법 절차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명씨가 주변에 "공천은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고 진술하긴 했으나 이를 그대로 믿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명씨에 대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재산상 이익 취득 여부, 명씨의 진술 신빙성 등은 똑같은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그대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원칙적으로 모든 재판부는 독립적으로 판결하지만, 같은 사건에 대한 선행 판결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가 핵심 증인인 명태균씨 발언의 신빙성을 지적했는데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도 각종 증거의 신빙성과 해당 증거의 채택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이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른 변호사도 "명태균 발언 자체의 신빙성을 문제 삼은 것은 윤 전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尹 공천개입' 시사 녹취록 등 인정 안해…무죄 판결 의문 시각도

다만, 일각에서는 명씨의 여론조사 제공이 영업활동에 불과하다는 재판부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전화해 김 전 의원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하여튼 첨에 들고 왔을 때부터 여기는 김영선 해줘라 그랬다구", "내가 하여튼 상현이(윤상현)한테 한 번 더 얘기해 놓을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 등의 말도 한 것으로 나온다.

실제 김 여사 판결문에 적시된 그해 5월 10일 공관위 회의록을 보면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을 거론하며 단수 추천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제 공관위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고려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천 개입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와 관련해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이를 두고 "김영선이 난데 없이 공천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조금 의아한데 재판부가 정치권의 역학관계를 이해를 잘 못한 채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통일교 현안 청탁 또는 대가성이 있었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 2개 샤넬백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기계적 판단'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22년 4월에 받은 802만원짜리 샤넬백은 윤 전 대통령 당선에 대한 의례적인 선물로 봐 무죄를 선고하면서, 3개월 뒤인 7월에 수수한 1천271만원짜리 샤넬백과 6천220만원짜리 그라프 목걸이는 교단 현안 해결과 관련한 알선 명목의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봤다.

이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선 첫 번째 샤넬백 역시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라는 영향력 있는 지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의례적인 선물이라는 판단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차를 두고 청탁용 선물이 오갔다면 1차 샤넬백 역시 그 연장선에서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청탁 이전에 일종의 '빌드업'으로 금품을 주고받는 것은 문제 삼을 수 없게 됐다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도 있다.

김건희 1심 선고공판 김건희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도이치 주가조작 포괄일죄 판단 문제제기도…"기존 판례 반해"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무죄를 두고선 '주가조작을 인지했지만 공범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도 그렇지만 특히 포괄일죄를 적용하지 않은 부분을 의아해하는 시각도 있다.

포괄일죄란 범죄의 수가 한 개인가 여러 개인가를 따지는 문제에 해당하는 형법 내용으로, 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죄를 이루는 경우를 말한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준수 씨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작년 8월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재판부는 2010년 10월∼2011년 1월, 2011년 3월 이뤄진 행위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포괄일죄를 적용하면 주가조작의 일부 기간만 가담했다 하더라도 본인의 범행이 아닌, 전체 범행의 종료 시부터 공소시효가 기산된다.

권 전 대표 등이 2021년 10월 기소된 이후 유죄 판결이 확정된 지난해 4월까지 기간(약 3년 6개월)의 공소시효가 정지된 점, '김건희 특검법' 부칙에 따라 특검법이 공포된 지난해 6월부터 다시 공소시효가 정지된 점을 고려하면 범행 마지막 시점인 2012년 12월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살아 있게 된다.

그런데 재판부는 2010년 10월∼2011년 1월, 2011년 3월 범행 기간만 분리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머지 2012년 7∼8월 범행은 공소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면서도 유죄의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봤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초기에 수사한 김태훈 대전고검장도 이 부분을 언급하며 "기존 판례 법리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항소 방침을 천명한 민중기 특검팀 역시 항소장에 이 부분을 비중 있게 담아 2심에서 치열하게 다툰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의 무죄 판결 이후 재판부가 공범이 아닌 방조죄 성립 여부를 별도로 판단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시세조종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기간에 대해 재판부가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만큼 논점을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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