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팔란티어 등 민간기업들 31조원 매출 올려"
'첨단 기술, 가혹 단속 돕는다' 비판
"앤트로픽은 AI 활용 범위 놓고 미 국방부와 갈등"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으로 인공지능(AI), 컨설팅 기업 등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정부 계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지난 1년간 이민 단속을 담당하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정부 기관과의 계약을 통해 민간 기업들이 올린 매출은 220억달러(약 31조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군사·기업용 AI 기업 팔란티어는 작년 1월 이후 ICE로부터 8천100만달러(약 1천160억원)어치의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같은 기간 ICE와 CBP로부터 1억달러(약 1천430억원)어치의 계약을 따냈다고 FT는 전했다.
건설 업체인 '피셔 샌드 앤 그래블'은 CBP 발주 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이 회사가 작년 7월 이후 CBP와 맺은 계약 실적은 60억달러(약 8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셔 샌드 앤 그래블은 미국 남부 국경의 장벽 건설에 참여한 업체로, 친(親)트럼프 기업인이자 공화당 기부자인 토미 피셔가 대표를 맡고 있다.
ICE 계약을 가장 많이 수주한 기업은 CSI에비에이션이었다. 이 회사는 ICE의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위해 전세기 운항 업무를 중개하는 곳으로 작년 1월 이후 12억달러(약 1조7천억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첨단 기술로 가혹한 단속을 돕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팔란티어는 '자신 추방(출국)' 추적에 사용될 운영 시스템, 불법 체류자 선별·체포 작업 간소화 도구 등을 공급하기로 해 윤리적 논란에 휘말렸다.
딜로이트는 법 집행 시스템과 추방 작전의 분석 서비스를 강화해준다는 명분 아래 최근 미 당국으로부터 추가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에는 ICE의 표적 운영 부서를 위해 인터넷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팔란티어와 딜로이트는 이 사안에 관한 입장을 묻는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기술 업계 내부에서도 이민 단속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등 기술 업계 종사자 1천여명은 이번 달 중순 공개서한에서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민 단속과 관련된 업무 계약을 취소하고 트럼프 정부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국방부로부터 AI 공급 계약을 수주한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은 AI 사용 범위에 관한 계약 조항을 놓고 미 국방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안전성이 보장된 AI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회사로, 자사 기술이 자율 살상 작전이나 미국 내 감시 활동 등에 사용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계약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번 달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들의 총격에 미국인 2명이 잇달아 숨지면서 과잉 단속에 대한 반발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이민 단속 예산은 급증했다. ICE는 작년 하반기 계약 관련 지출이 37억달러로 같은 해 상반기(15억달러)와 비교해 갑절 이상 늘었다고 FT는 전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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