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수도 방어 체계 보여주는 핵심…예비평가 결과 '긍정적'
서울 한양도성, '등재 불가' 딛고 재도전…신청서 일부 보완·수정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600년에 이르는 역사 속에 조선의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곽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한다.
30일 학계 등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
지난해 9월 신청서 초안을 낸 이후 검토를 거쳐 보완한 최종 신청서다.
유네스코 측은 추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와 함께 해당 유산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평가한 뒤, 현장 실사할 예정이다.
최종 등재 여부는 2027년 7월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양의 수도성곽'은 한국의 18번째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조선시대 수도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행정 중심지였던 한양도성,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 만든 북한산성, 백성의 피난과 장기전에 대비해 창고 시설 등 보호하고자 한 탕춘대성 등으로 구성된다.
서로 기능이 다른 포곡식 성곽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구조로 가치가 크다. 포곡식 성곽은 계곡을 포함해 산지, 구릉 등의 능선을 따라 축성한 성곽을 일컫는다.
국가유산청은 "동북아시아 포곡식 성곽의 축성 전통과 창의적 계승, 한반도 수도성곽 발전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이코모스 측은 예비평가(Preliminary Assessment)를 거쳐 세계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예비 평가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신청 준비 단계부터 자문기구와 사전 논의하면서 완성도 높은 등재 신청서를 마련하고 등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에 도전하는 건 사실상 두 번째다.
한양도성은 2012년 잠정목록에 오른 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으나, 2017년 자문기구 심사에서 '등재 불가' 판단을 받아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북한산성은 2018년 문화재위원회(현재 문화유산위원회)의 잠정목록 등재 심의에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는 국가유산청 권고에 따라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함께 추진해왔다.
그러나 '재도전' 과정 역시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절차 중 가장 마지막 단계인 '등재 신청 대상' 선정 과정에서 문화유산위원회는 한 차례 심의를 보류하기도 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유산·완충구역의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보완하고, 개발 예상 구간에 대한 계획과 법적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보완"하라고 명시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는 구역은 물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완충구역, 향후 개발로 인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간에 대한 보호 조치를 요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등재 신청서도 몇 차례 수정을 거쳤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센터가 신청서 초안을 검토한 내용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고, 세계유산 등재 기준이 되는 OUV 설명과 등재 조건, 세계유산으로 지정할 유산구역 범위 등이 변경됐다.
이코모스 측은 신청서를 토대로 올해 3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평가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은 1995년 종묘,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을 처음으로 세계유산 대표목록에 올린 이후 현재까지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평가받는 '한국의 갯벌' 2단계(Getbol, Korean Tidal Flats Phase Ⅱ)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측은 지난 27∼29일 부산을 찾아 국가유산청, 부산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함께 세계유산위원회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국가유산청은 "분야별 준비 상황을 면밀히 재점검해 향후 본회의뿐 아니라 사전 포럼과 각종 부대행사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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