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시절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신축된 골프연습시설 공사 과정에서 다수의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했다.
특히 해당 공사가 정식 계약 체결 이전에 착공됐고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공 공사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회 요구에 따라 대통령 관저 이전 및 부대시설 조성 과정 전반을 감사한 결과,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행정안전부 등 6개 기관에서 총 11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핵심 사안으로 한남동 관저 내 골프연습시설 무단 신축 공사가 지목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2022년 6월 관계 기관의 승인이나 예산 집행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현대건설에 공사 착공을 요구했다.
공사는 계약 체결 이전에 사실상 시작됐고, 정식 계약은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야 체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국가계약법의 기본 원칙인 ‘계약 후 착공’이 명백히 위반됐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호처는 해당 시설이 대통령 개인 이용 시설이라는 점이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집행계획 문건에 공사 명칭을 ‘경호처 근무자용 초소 및 대기시설’로 허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관할 지자체에 대한 건축 신고와 착공 신고, 준공 신고, 등기 절차가 모두 누락됐고, 공사의 실체는 문서상 철저히 은폐됐다.
현대건설의 공사 집행 방식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감사원은 현대건설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하도록 요구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는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하도급 업체에 전가한 것으로, 하도급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입찰참가자격 제한이나 과태료 부과 등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 점검에서는 시설 내부에서 골프공 타격 흔적 등 실제 골프 연습에 사용된 정황도 확인됐다.
반면 대통령비서실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해당 시설을 “창고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어, 관저 시설 관리·감독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원은 이번 사안을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절차 무시와 목적 은폐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특히 공공 공사 경험이 풍부한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계약 없이 공사에 착수하고 하도급법 위반 소지까지 드러난 만큼, 민간 시공사에 대해서도 명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관계 기관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함께 관련자 징계, 제도 개선, 시공사 제재 검토를 요구했다. 대통령 관저라는 최고 보안·상징 공간에서 벌어진 불법 공사 논란이 어디까지 책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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