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0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도 백화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5년이 지난 현재, 예상은 맞을까? 틀렸다. "다만 '백화점(百貨店)'이라는 이름의 정의가 바뀌었을 뿐이다."
이제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도심 속 리조트이자, 초고가 예술관, 혹은 쉼 없는 콘텐츠의 무대다. 이에 본지는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빅4의 혁신과 진화 현장을 통해 오프라인 리테일이 도달할 '더 넥스트(The Next)'의 본질을 탐구한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 롯데쇼핑
대한민국 유통 지형도의 정점에 서 있는 '거인' 롯데백화점이 체질 개선을 위한 거대한 회군(回軍)을 시작했다. 과거 점포 수를 늘려 시장을 장악하던 '다점포·양적 성장' 공식은 폐기됐다. 대신 롯데는 핵심 점포의 프리미엄화와 미래형 복합몰이라는 '질적 진화'를 정면에 내걸었다.
◆다점포 버리고, 핵심 상권에 베팅
…
'
타임빌라스' 확장
롯데쇼핑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 부문은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상권에 위치한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는 '프리미엄화'가 골자다.
실제 롯데 잠실점은 지난해 전년 대비 8% 성장한 3조30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3조 클럽'의 한 축을 점유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우량 점포에 차별화된 MD(상품기획)를 지속 도입해 고객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고,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선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은 백화점과 쇼핑몰의 강점을 결합한 컨버전스 모델 '타임빌라스(TIMEVILLAS)'다. 롯데는 2024년 10월 '타임빌라스 수원'의 성공적인 안착을 발판 삼아 인천 송도와 대구 수성 등 핵심 요지에 전략적 출점을 준비 중이다.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중소형 점포에 대해서는 과감한 '리스트럭처링(재조정)'에 나선다. 오는 3월 분당점 폐점을 필두로 저효율 점포의 매각이나 재개발을 추진하며 자산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분당점 종료를 계기로 점포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는 한편, 본점·잠실점·인천점·노원점 등 '핵심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본점과 잠실점은 대규모 '롯데타운'으로 조성해 대체 불가능한 랜드마크형 상권으로 육성한다는 게 회사 측의 구상이다.
◆데이터로 굳히는 1위, 해외로 넓히는 영토
보고서에서 주목할 또 다른 지점은 '리테일 테크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가동한 인공지능(AI) 기반 BI(Business Intelligence) 플랫폼 '스트래티지 원(Strategy One)'을 통해 매장 운영을 과학화하고 있다. 생성형 AI 에이전트 '아이멤버'와 연계한 초개인화 마케팅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2025년 기준 롯데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35.2%로 업계 1위를 수성 중이다. 매출 규모 면에서도 31개 점포에서 총 14조2525억원을 기록하며 견고한 지배력을 과시했다. 특히 백화점 부문은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의 약 87%를 책임지는 핵심 캐시카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급변하는 리테일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 주력 점포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등 해외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롯데는 국내 최대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를 목표로 한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익숙함과 결별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말처럼 1등의 자존심을 걸고 단행하는 롯데의 파격적인 리뉴얼이 대한민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