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인도, 서비스는 질주… 제조·농업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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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인도, 서비스는 질주… 제조·농업이 발목”

뉴스로드 2026-01-30 10:46: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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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IMF]
[자료=IMF]

인도의 생산성은 지난 20년 동안 눈에 띄는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고, 시장 개혁은 속도는 더뎠지만 중단 없이 이어졌다. 여기에 14억 인구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내수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뒷받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성장 방식만으로는 인도가 목표로 삼는 ‘선진국 진입’을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성장의 속도보다 구조가 문제라는 판단이다.

29일(현지시간) IMF는 “혁신을 가로막는 사업 장벽을 제거할 경우 인도의 생산성 성장률은 장기 평균 대비 약 40%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제도 개선만으로도 성장 경로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IMF는 이 효과를 구체적인 숫자로 설명했다. 생산성 개선에 따른 경제적 파급은 “매 10년마다 인도 경제에 카르나타카주(州) 한 개를 새로 더하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카르나타카는 인도에서 네 번째로 큰 지역 경제다.

산업별 생산성 격차는 뚜렷하다. IMF가 ‘추가 노동자 1명이 만들어내는 산출’로 측정한 결과, 서비스업은 꾸준히 생산성을 끌어올린 반면 제조업은 정체에 가까웠고, 농업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IMF 분석에 따르면, 기준으로 서비스업의 노동 한계생산은 2만 루피 안팎(2011~2012년 실질 기준)에 이르지만, 농업은 4000루피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교육 수준을 기준으로 해도 서비스업 노동자는 농업 노동자보다 4배 이상의 산출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인도 노동력의 40% 이상이 여전히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력이 낮은 생산성 부문에 묶여 있는 구조가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 IMF의 판단이다.

제조업 생산성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원인으로 IMF는 기업 구조를 지목했다. 인도 제조업체의 약 75%는 유급 근로자가 5명 미만인 초소형 공장이다. 이는 미국의 두 배에 가까운 비중이다.

생산성 격차는 더욱 극단적이다. 인도에서 가장 작은 기업의 노동자 1인당 산출은 대기업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동일 지표가 약 45% 수준인 것과 큰 차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자동화, 품질 관리, 연구개발(R&D), 글로벌 공급망 참여가 가능해지지만, 인도에서는 기업이 성장하는 경로 자체가 좁다는 뜻이다.

IMF는 그 배경으로 복잡한 인허가·세무·보고 체계, 경직된 노동 규제, 성장을 억제하는 제품시장 규칙을 꼽았다. 기업들이 ‘커지느니 차라리 작게 남는 쪽’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제도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인도 정부가 새로운 노동법 체계 도입을 예고한 데 대해 IMF는 “개혁의 출발선은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기업 성장과 구조조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생산성을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은 낮은 시장 역동성이다. IMF에 따르면 인도의 창업률과 폐업률은 한국·칠레·미국보다 모두 낮다. 새 기업의 진입과 비효율 기업의 퇴출이 활발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좀비 기업’도 적지 않다.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면서도 시장에서 퇴출되지 못한 기업들이 자본과 노동을 계속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인도에서는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보다 역동적인 시장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 지표 역시 인도의 약점으로 꼽혔다. 인도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G20 신흥국 평균보다 낮고, 실제로 R&D를 수행하는 기업도 많지 않다. 해외 기술 도입과 확산 속도도 더딘 편이다.

IMF는 인도의 혁신 수준을 신흥국 상위 90퍼센타일까지 끌어올릴 경우, 생산성 성장률이 약 0.6%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장기 평균 대비 약 40%의 추가 성장에 해당한다.

인공지능(AI)은 이러한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촉매로 제시됐다. IMF에 따르면 인도 기업의 약 60%가 이미 어떤 형태로든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AI 도입은 기업 규모와 산업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숙련 인력 부족, 기술 통합 문제, 장비 투자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MF는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격차를 확대할 위험도 존재한다”며 디지털 인프라 투자, 재교육 시스템, 전환기 노동 보호가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AI 확산은 향후 10년간 신흥 아시아 지역의 총요소생산성을 최대 3%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인도가 이미 중요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공공 인프라와 방대한 인적 자원은 분명한 강점이다.

그러나 다음 단계의 성장은 자동으로 오지 않는다.

기업이 커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혁신과 산학 협력을 강화하며, 창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시장 환경을 만들고, 노동력이 더 생산적인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IMF의 결론이다.

IMF는 인도가 이미 상당한 성장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공공 인프라와 방대한 인적 자원은 분명한 강점이다. 다만 다음 단계의 성장은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규제 부담을 낮추고, 혁신과 산학 협력을 확대하며, 창업과 퇴출이 동시에 작동하는 시장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IMF의 판단이다. 노동력이 더 생산적인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 전환 역시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피터 워커(Peter Walker) IMF ‘컨트리 포커스(Country Focus)’ 매니징 에디터는 “인도는 이미 중요한 기초를 갖췄지만, 향후 성장의 성패는 생산성 개혁을 얼마나 일관되게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며 “규제 완화와 혁신 촉진이 병행될 경우 인도는 구조적 강점을 실질적인 소득 증가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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