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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국내 외환시장과 관련해 향후 3~6개월 내에 국민연금의 헤지 비율과 투자 구조 등 외환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6~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분화 시대의 정책결정을 주제로 담화를 가진 바 있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 약세와 관련해선 ‘풍요 속의 부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10~11월 원화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약세를 보인 점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감안하면 정당화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달러가 풍부한데도 부족한 것처럼 움직인 것”이라면서 “외환 스왑 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이었지만 현물 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최고 수준이었는데 이는 국내 투자자들 특히 개인과 기관, 국민연금이 원화 추가 약세를 예상하며 달러를 보유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도 주요 요인으로 봤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은 이제 한국 외환시장에서 매우 큰 플레이어가 되었고, 이로 인해 원화 약세 기대가 강화됐다”면서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도입하고, 올해 해외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 총재는 올해 글로벌 경제의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3%로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면서 “핵심은 미국 경제의 예외적 강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큰 변수”라고 봤다.
둘째는 주요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의 비동조화를 꼽았다. 이 총재는 “일본과 미국, 한국, 유럽중앙은행의 정책 경로가 서로 달라지고 있으며, 이는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면서 “최근 외환시장은 경제 펀더멘털뿐 아니라 정치적 요인의 영향도 크게 받고 있는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으로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화정책과 환율 흐름이 두 번째 핵심 리스크”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경제, 스테이블코인 등 기술 변화가 자산 가격에 미칠 영향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특히 AI 관련 주식의 가격 조정 가능성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점점 더 우려되는 요소”라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정책당국은 항상 하방 리스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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