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체중 소모 유발 인자 억제 약물 발굴 중"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치명적 합병증인 '암 악액질(cancer cachexia)'을 유발하는 핵심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30일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Darren R. Williams) 교수와 정다운 연구교수 연구팀이 암 악액질을 유발하는 이전에 보고되지 않았던 세포 간 신호 전달 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차단하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암 악액질은 암으로 인해 전신 대사 균형이 무너지면서 근육과 체중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암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의 약 80%에서 발생하며 전체 암 사망의 20~30%와 연관된 심각한 합병증이다.
단순 영양 부족과 달리 충분히 식사해도 회복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환자의 체력과 면역 기능을 급격히 저하해 항암 치료 효과 감소와 생존율 저하로 이어진다.
임상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암 악액질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나 명확한 치료 타깃은 확립되지 않았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암을 둘러싼 '종양 미세환경'에 주목했다.
종양 미세환경은 암세포뿐 아니라 면역세포, 혈관세포, 섬유아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이 상호작용하며 형성하는 복합적인 조직 환경이다.
이중 '암 연관 섬유아세포(CAF)'는 암의 성장·전이·면역 회피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암 악액질, 특히 근육 소모를 유발하는 과정과 그 구체적인 작동 원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암세포와 암 연관 섬유아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특정 단백질인 'CXCL5'의 분비가 많이 증가하고 CXCL5가 근육 소모를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핵심 인자임을 찾아냈다.
또 실제 환자 환경을 반영한 실험을 통해 연구 결과의 임상적 타당성과 동물실험 등 통해 CXCL5 차단의 치료 가능성도 입증했으며, 암 악액질을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치료 전략과 신약 개발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런 윌리엄스 교수는 "CXCL5가 종양 미세환경에서 근육 소모를 유도하는 핵심 인자임을 임상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CXCL5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을 발굴 중이며, 이를 통해 급격한 근육 손실을 막고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Journal of Biomedical Science)의 지난해 12월 15일 온라인으로 게재됐으며, 관련 국내·국제 특허도 출원됐다.
betty@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