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있는데 기술을 모른다?"... 홍콩, 교육 현장과 AI 기업 간극 좁히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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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있는데 기술을 모른다?"... 홍콩, 교육 현장과 AI 기업 간극 좁히기 나섰다

스타트업엔 2026-01-30 09:30: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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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홍콩 과학기술의 심장부인 홍콩 사이언스파크(HKSTP)에 현직 초·중등 교장과 교사 150여 명이 집결했다. 통상적인 기술 시연회와 달리 교육계의 의사결정권자들이 대거 몰린 배경에는 홍콩 교육국이 추진 중인 'AI 학습 및 교육 지원 펀딩 프로그램'이 자리 잡고 있다. 학교당 50만 홍콩달러(한화 약 8,500만 원)가 지원되는 막대한 예산을 두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할지에 대한 교육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자리였다.

홍콩 사이언스파크 공사(HKSTP)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자금은 확보됐으나 구체적인 기술 도입 로드맵을 찾지 못한 일선 학교와, 기술력은 갖췄으나 진입 장벽에 막힌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미트업(Meet-up)' 성격이 짙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기술 과시장이 아니었다. 구룡지역 교장회와 홍콩중문중학회가 공동으로 힘을 실은 만큼, 실질적인 '구매'와 '적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에릭 오(Eric Or) HKSTP 최고 생태계 개발 책임자는 환영사에서 "AI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교육의 질과 학교 행정을 재편하는 변혁적인 힘"이라며 이번 행사가 국가 15차 5개년 계획의 'AI+ 이니셔티브'와 궤를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이 국가 차원에서 AI 교육 허브로의 도약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장에서는 AI 도입의 방향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나왔다. 교육계 원로이자 입법회 의원(교육 직능 선거구)인 로렌스 탕페이(Lawrence Tang Fei)는 무분별한 AI 도입을 경계하며 '평가(Assessment)'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HKSTP가 개최한 ‘AI for Empowering Learning and Teaching Funding Programme’ 첫 세미나에는 초·중등학교 교장과 교사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육 분야와 혁신·기술(I&T) 분야 간 범분야 교류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반 교육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스마트 수업 도입을 가속화함으로써 교수 효율성과 학습 성과를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HKSTP가 개최한 ‘AI for Empowering Learning and Teaching Funding Programme’ 첫 세미나에는 초·중등학교 교장과 교사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육 분야와 혁신·기술(I&T) 분야 간 범분야 교류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반 교육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스마트 수업 도입을 가속화함으로써 교수 효율성과 학습 성과를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탕 의원은 "교과 과정, 교수법, 평가라는 교육의 3요소 중 AI가 가장 시급하게 투입되어야 할 곳은 바로 평가 영역"이라고 짚었다. 단순히 AI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과목별, 문항별 성취도를 정밀 분석해 맞춤형 커리큘럼을 짜는 데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AI를 단순한 보조 교사가 아닌 '분석가'로 활용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에는 16개 현지 AI 에듀테크 기업이 부스를 차리고 각 학교의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센스타임(SenseTime) 등 홍콩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은 언어 학습 보조부터 작문 첨삭, 코딩 교육, 그리고 교사들의 업무 과중을 덜어줄 학교 행정 자동화 시스템까지 들고나와 교육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센스타임의 AI 체험관에서는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학교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솔루션을 매칭하는 상담이 줄을 이었다.

양관판(Liang Kwun Fan) 구룡지역 교장회 회장은 개별 학교 단위의 도입보다는 '연합'을 강조했다. 그는 "비슷한 교육 철학이나 인접한 위치에 있는 학교들이 협력해 AI 기술을 도입할 때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파편화된 도입이 가져올 비효율을 우려했다.

패널 토론에 나선 간와이홍(Kan Wai-hung) 홍콩중문중학회 회장 역시 "향후 3~5년 내에 AI가 초중등 교육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HKSTP가 학교와 벤처 기업 사이에서 검증된 기술을 필터링해 주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학교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는 화웨이 인터내셔널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해 2026년 AI 교육 트렌드를 공유하는 등 열기를 더했다.

결국 관건은 '연결'이다. 예산과 기술이 있어도 현장의 맥락을 읽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홍콩은 지금 사이언스파크라는 거대한 테스트베드를 통해, 예산 낭비를 막고 실질적인 'AI+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에듀테크 시장과 교육 당국이 홍콩의 이번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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