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일 과반 노동조합이 등장했다. 다수 노조가 병존해 온 삼성전자 노사 구조가 근본적인 변곡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전날 오후 기준 조합원 수가 6만3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노조 측이 산정한 과반 기준인 6만2500명을 상회하는 수치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사측과 고용노동부에 공문을 보내 과반 노조 지위 및 근로자 대표 지위 확인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로 공식 인정될 경우 단체교섭권과 근로조건 결정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현재까지 5개 노조가 활동하는 복수 노조 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단일 노조가 과반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업노조는 지난해 9월 조합원 6300명 수준에서 약 4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조합원을 늘리며 급성장했다.
◆ 성과급 논란, 가입 급증의 촉매
노조 가입 급증의 핵심 배경으로는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꼽힌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을 받게 된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의 성과급이 개인 연봉의 최대 50% 수준에 그치고 지급 기준과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도체 호황 속에서 실적과 보상 간 괴리가 커졌다는 인식이 내부에 확산되면서 노조 가입이 ‘집단적 선택지’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이 누적되다 임계점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 과반 기준 놓고 해석 엇갈려
다만 과반 노조 성립을 둘러싼 해석에는 이견도 존재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12만9524명으로 단순 계산 시 과반 기준은 약 6만4500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노조 가입이 가능한 구성원 범위 등을 고려해 과반 기준을 6만2500명으로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향후 고용노동부의 판단 과정에서 기준 산정의 적정성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단일 과반 노조의 등장이 삼성전자 노사관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사측이 복수 노조 체제 속에서 분산 대응이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교섭 창구가 사실상 일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성과급 체계 개편, 근로조건 협상에서 노조의 발언권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관계가 ‘무노조 경영’ 이후 또 한 번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며 “성과 보상 구조와 소통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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