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 포함했다.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의 환율 움직임과 외환시장 정책을 강화 분석(intensified analysis) 대상에 다시 포함시킨 것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모니터링 리스트는 환율 관행과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주요 교역상대국으로 구성된다”며, 한국을 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태국·베트남·독일·아일랜드·스위스와 함께 관찰대상국 명단에 포함했다고 명시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 통상 정책' 기조에 따라 주요 교역상대국의 통화 정책과 환율 관행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미국의 무역 및 투자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역상대국의 통화 정책과 관행에 대한 분석을 강화했다(strengthened its analysis of trading partners’ currency policies and practices)”고 적시했다.
재무부는 이러한 분석 강화가 환율 수준만을 단편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외환시장 개입 여부와 규모, 거시경제 정책 조합, 자본 이동 구조, 대미 무역 불균형을 함께 점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찰대상국에 포함된 국가들에 대해서는 강화 분석 체계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의 검토 대상 기간인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미국이 설정한 강화 분석 3대 기준을 모두 동시에 충족한 국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에서는 어느 국가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서술은 원화 환율의 움직임과 거시경제 기초여건 간의 관계로 좁혀 들어간다. 재무부는 보고서와 함께 공개한 공식 면담 자료(readout)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구윤철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최근 원화 약세가 “한국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한국의 대미 교역 불균형과 자본 흐름도 수치로 제시했다. 평가 기간 동안 미국의 대한국 양자 무역적자는 520억 달러에 달했다. 원화 약세 압력의 주요 요인으로는 한국 민간 부문의 해외 포트폴리오 자본 유출 확대가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민간 부문의 포트폴리오 순유출 규모는 해당 기간 1070억 달러로 확대됐다. 재무부는 이에 대해 한국은행이 해외 주식 투자 확대와 연관된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독특한 현상(unique phenomenon)’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외환시장 대응과 관련해 재무부는 보고서 기간 중 한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환율 수준 방어보다는 변동성 완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 당국은 해당 기간 외환보유액 순매도 73억 달러(GDP 대비 약 0.4%)를 보고했다.
선물환 포지션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선물환(Forward) 관련 포지션인 ‘forward book’ 규모가 2024년 6월 160억 달러에서 2025년 6월 280억 달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번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경제 성장과 파괴적인 무역 적자의 해소,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 우선 통상 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따라 재무부는 주요 교역상대국의 통화 정책과 환율 관행에 대한 분석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헸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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