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1억 권성동 주라고 지시"…윤영호, 노트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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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1억 권성동 주라고 지시"…윤영호, 노트에 시인

모두서치 2026-01-29 21:32: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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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김건희-통일교 정교유착' 수사와 1심 재판에서는 앞서 검찰이 압수해 확보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다이어리가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특검이 '권성동 의원 점심→큰 거 한 장 Support'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윤 전 본부장은 고개를 떨구더니 구체적인 자백성 진술을 내놓았다. 권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한학자 총재가 내실에서 현금을 건넸다는 등의 관여 등 구체적인 진술로 이어졌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작성한 윤 전 본부장의 64쪽 분량 1심 판결문에는 지난 2022년 7월 22일 특검에 처음 출석해 조사를 받았을 당시 윤 전 본부장 부부의 진술이 나온다.

특검은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윤 전 본부장과 윤모 전 세계일보 부회장의 대화 내역을 제시하며 권 의원에게 얼마를 줬는지 물었다.

윤 전 본부장은 "금전을 지급하지 않고 권 의원에게 미화 10만 불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답했는데, 검사는 다이어리 속의 '큰 거 한 장 Support' 문구를 제시했다. 그러자 "피고인(윤 전 본부장)은 고개를 떨구고 고민하다가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잔술했다"는 게 판결문에 적힌 그의 반응이다.

판결문 속 다음 진술은 구체적이다. "총재님께 조회 때 권 의원과 만나는 일을 보고했더니 저에게 현금 1억원을 주면서 권 의원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쇼핑백에 현금 1억을 담아 주신 것으로 기억한다.", "배달사고가 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 확인문자도 했다."는 등의 내용을 특검에 설명했다고 적시됐다.

자금 관리를 맡았던 부인 이모씨도 같은 날 "한 총재의 지시에 따라 내실에서 쇼핑백에 담겨 현금이 내려왔고 이를 포장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고 적혔다.
 

 

윤 전 본부장은 1심에서 이 다이어리를 포함한 서울남부지검의 압수물 다수를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특검의 공소사실(정치자금법 위반)과 다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받았기 때문에, 이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다이어리의 증거 능력이 부정됐다면 윤 전 본부장의 진술도 허사가 됐을 수 있다. '독수독과이론', 즉 위법수집증거에서 꼬리를 문 증거는 그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법리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특검 공소사실), 그리고 김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제공하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남부지검 영장상 혐의)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또 "궁극적 동기가 '대통령 후보 윤석열'에 대한 접근에 있는 등 사실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판시했다.

윤 전 본부장의 자백이 담긴 진술조서는 그대로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공소사실은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하는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됐다.

1심은 2022년 3월 22일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과 배석한 채 윤석열 당시 당선인을 만났다는 점도 인정했다. 다음날 이를 보고 받은 한 총재가 "매우 좋아하며 눈물이 고여 옆으로 흘렀고, 정원주(전 총재 비서실장)도 환호성과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고 봤다.

김 여사에게 건네진 금품도 '정점' 한학자 총재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 1심 판결문 내용이다.
 

 

지난 2022년 7월 말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된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관련,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에게 '국모의 위상', '국모의 품격'을 말하며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며 선물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총재의 발언 시점은 그해 6월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에 오른 김 여사가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차 언론에서 논란이 됐던 때다.

재판부는 또 "통일교의 자금 집행은 효정글로벌통일재단, 세계평화통일유지재단 등에서 받아 사용했는데 모두 한학자의 승인을 얻어야 했다"며 "특별한 일이 있어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 매일 아침 조회 때 피고인(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에게 보고해 승인을 받고서 자금을 집행했다"는 증거도 인정했다.

한편 1심은 윤 전 본부장의 원정도박 관련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공소기각 판결하며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 해서 직무범위를 느슨하게 해석해 수사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헌법 원리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특검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의 1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이날 입장을 내 "이번 1심 판결은 윤영호 개인의 금품 전달 행위 자체에 대한 판단에 국한된 것"이라며 "해당 행위가 한학자 총재의 지시나 승인에 따른 것이었는지 여부는 재판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통일교는 한 총재의 1심 재판에서 범행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바가 없음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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