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비극이 연 성형수술의 새 장…신간 '얼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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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 비극이 연 성형수술의 새 장…신간 '얼굴 만들기'

연합뉴스 2026-01-29 18:37: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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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성형수술의 아버지' 해럴드 길리스와 초기 성형수술사 다뤄

1924년 덴마크 해병들을 수술하던 수술실에서의 해럴드 길리스(왼쪽 두 번째) 1924년 덴마크 해병들을 수술하던 수술실에서의 해럴드 길리스(왼쪽 두 번째)

[열린책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필수의료'를 말할 때 가장 무관해 보이는 의료과목은 성형외과일 것이다. 생명과 직결된 과목이 아니고 '미용' 차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늘 '비(非)필수의료'의 대표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현대 성형수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해럴드 길리스(1882∼1960)가 활동하던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 성형은 그야말로 죽고 사는 문제였다.

미국의 의학 전문 저술가 린지 피츠해리스의 책 '얼굴 만들기'(열린책들)는 길리스와 초기 성형수술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논픽션이다.

'성형외과'(plastic surgery)라는 말은 1798년 프랑스 외과의사인 피에르조제프 드소가 만들었다. 용어가 생기기 이전 성형술이 출현한 것은 더 오래됐다. 2천여 년 전에 살았던 인도 의사 수슈루타는 이마나 뺨에서 피부판을 떼어 내 뒤집어서 콧등에 붙이는 코 재건법을 고안했다. 16세기 이탈리아 의사 가스파레 탈리아코치는 이마나 뺨의 피부판으로 만든 코를 받은 고객들이 '원래의 코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고 여겼다며 자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리스가 외과의사 경력을 시작할 무렵 성형외과는 아직 유아기에 있는 의학분야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얼굴을 재건하거나 수선, 변형하는 시도는 대개 코나 귀처럼 작은 부위에만 국한돼 이뤄졌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새로운 유형의 원뿔형 총알이 등장하면서 얼굴에 끔찍한 손상을 입은 군인들이 늘어나고, 이를 복구하려고 시도한 의사들이 있긴 했지만, 심미적인 측면까지 관심을 가지진 못했다. 당시 미국 남북부 양쪽에서 성형수술이 보고된 사례는 40회 미만이었다고 한다.

[열린책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열린책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형외과수술에 새 장이 열린 건 얼굴 부상 환자가 속출한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얼굴에 끔찍한 상처를 입은 군인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지난 세기의 외과 기술이 미흡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여태껏 상상하지 못한 규모로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고 검증할 수 있었다.

그 중심에 있던 길리스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의학 교육을 받은 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 적십자사에 들어가 1915년 프랑스로 파견됐다.

길리스는 얼굴 한가운데 구멍이 뚫렸거나 반쪽이 아예 날아가 버린 환자들에게 얼굴을 되돌려주고, 망가진 정신까지 함께 치유하기 위해 기존 외과 기술에서 여러 발 나아간 '혁신'을 거듭 시도했다. 이전에 시도된 재건 수술이 단순히 먹고 숨 쉬는 등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이었다면, 그는 외형의 복원에도 힘썼다. 이를 위해 치과 등 다른 분야 의사뿐 아니라 화가, 조각가 등과도 협업했다.

저자는 "전쟁 때 길리스의 혁신적인 활동은 의학사의 한 전환점을 이루었다. 단지 기능만이 아니라 미학도 고려하는 신세대 성형외과 의사들을 배출할 문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책에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군인들을 얼굴을 재건한 길리스와 의료진, 그리고 그들을 만나 얼굴을 되찾은 군인들의 이야기가 빠른 호흡으로 서술됐다. 의학사를 다루지만, 전쟁을 배경으로 한 책답게 박진감이 있다.

이한음 옮김. 392쪽.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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