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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을 대상으로 2차 제재심을 열고 과징금 부과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과징금 규모는 총 2조원 안팎으로,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 약 1조원,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이 각각 3000억원대, SC제일은행이 1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제재심에서는 과징금 규모를 조정하기보다는, 최근 나온 법원 판결이 제재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집중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6일 홍콩 H지수 ELS 투자 손실과 관련해 개인투자자가 국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과거 지수 변동 자료나 수익률 모의실험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고, 장래 지수 변동에 따른 손익 판단은 원칙적으로 투자자 책임이라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 판결은 금감원이 불완전판매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아온 ‘설명의무 위반’ 논리와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제재심의 변수로 부상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손실 구조와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과징금 부과를 예고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은행의 경우 과거 변동성 및 모의실험 결과 미제시가 사실상 유일한 제재 사유로 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번 판결을 제재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소송에서 패소한 투자자가 홍콩 ELS에 여러 차례 투자한 이력이 있고 투자금 규모도 큰 편이어서, 일반 피해자와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앞서 임원회의에서 해당 판결을 논의했지만, 제재 기조를 바꾸는 쪽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법원 판단과 함께 선제적 보상 이행이 제재 수위 산정에서 정상참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은행들은 분쟁조정과 별개로 투자자들과 합의를 확대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기준 투자자의 96%가 합의에 응했고 5개 은행의 누적 배상액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논란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대규모 배상을 진행한 상황에서 추가로 2조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비례성 측면에서 과도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2차 제재심에서 은행 측 대리인과 검사국의 의견을 모두 청취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안건이 없어 모든 쟁점을 다 짚어봤다”며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콩 ELS 제재는 내달 12일 열릴 3차 제재심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3차 제재심에서도 과징금 규모 자체가 크게 바뀌기보다는, 제재 논리를 얼마나 보강해 확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 판결을 의식해 제재 결정 시 설명의무 적용 범위와 불완전판매 판단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제재심은 결론보다도 향후 행정소송을 염두에 둔 절차적 정당성 확보 과정으로 보인다”며 “3차 제재심은 사실상 금융위 의결과 법정 공방으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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