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주주행동)에 나설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29일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쿠팡에 대해)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주주들간 집단 소송 이슈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국민연금 이사장을 역임할 당시 스튜어드십 코드를 직접 도입했던 그는 "도입 당사자로서 보니 너무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측면이 있는데 한 단계 한 단계 적극적으로 가려고 한다"며 "발걸음이 더디기는 하지만 수탁자책임실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이고, 우리가 투자한 나라와 기업이 성장해야 수익을 올린다"며 "어느 특정 기업에서 발생한 리스크 때문에 손해를 본다면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투자자로서 투자 대상 기업의 리스크 없는 성장을 바라고, 그렇게 하기 위해 관여 전략을 해나갈 것"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적용, 업그레이드에 대해 어떤 의구심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식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도 무늬만, 굉장히 보수적으로 해온 스튜어드십을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것"이라며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은 아무 정치적·정책적 의도 없이 장기투자자로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와 별도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어 주요 투자기업들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방향을 논의 중이다. 쿠팡과 KT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연금은 쿠팡 지분의 1% 미만(2024년 12월 기준)을, KT 지분의 약 7.54%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370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냈다. 퇴직 직원 계정을 즉시 차단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에 해당하는 내부 계정 관리·접근 통제가 미흡했던 점이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다.
하지만 미국 쿠팡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우리 정부에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중재의향서를 낸 상태다.
KT는 지난해 8월 불법 기지국 장비를 활용한 범죄 피해로 가입자 2만2227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켰다. 이 가운데 368명은 약 2억4000만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었다.
국민연금은 투자사들에 중점관리사안이 발생할 경우 통상 비공개대화, 비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 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 공개서한, 주주제안 등 단계적 주주행동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주 KT에 대한 현장 점검을 마쳤으며, 이날 회의에서 수책위에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권 행사 등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범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이 집사(steward)처럼 책임 있게 기업을 감시해 투자한 사람들의 이익을 지키자고 약속한 지침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해 12월16일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며 "원시적이고 후진적 경영 행태를 보이는 곳은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핵심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3대 전문위(수탁자책임·투자정책·위험관리성과보상) 상근전문위원들의 임기가 2~3월께 대거 종료됨에 따라 위원 교체를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가 적극적인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기조에 맞춘 인사가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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