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부상한 쿠팡 불매 논쟁에 "토종 유통社 뭐 했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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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부상한 쿠팡 불매 논쟁에 "토종 유통社 뭐 했나" 한탄

르데스크 2026-01-29 17:05:50 신고

3줄요약

최근 각종 논란과 사건·사고의 중심에 선 쿠팡 불매운동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국민 여론은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통해 쿠팡의 반성과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편의성' '대안부재' 등을 이유로 불매운동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아 사안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점차 분열·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찬·반이 아닌 제3의 반응도 등장해 주목된다. 논쟁이 생겨나게 된 원인이 편의성과 대안부재 등에 있다는 점에서 쿠팡의 경쟁사를 향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정확히는 쿠팡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는 동안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었던 데 대한 원망 섞인 반응에 가깝다. 이러한 반응 속에는 쿠팡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한탄'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 10명 중 6명은 '탈쿠팡' 찬성…편의성·대안부재 이유로 "어쩔 수 없다" 일부 주장도

 

쿠팡을 향한 국민적 공분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협력사 갑질 논란 ▲노동착취 논란 ▲국부유출 논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책임 면피 논란 ▲소비자 우롱 수준의 개인정보 유출 보상 대책 등 쿠팡 관련 부정적 이슈가 '고구마 줄기'처럼 끊임없이 등장한 결과다. 사태는 단순히 감정 변화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쿠팡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 각종 부정적 이슈로 인해 쿠팡을 향한 국민적 공분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실시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에 대한 국민적 공분은 상상 이상의 수준이었다. '책임자 사법처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2%에 달했으며 '영업정지' 요구도 29.4%나 됐다. 특히 각종 사건·사고가 쿠팡 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미쳤는 응답도 68.5%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론 '탈퇴를 고민 중'이라는 응답 26.1%, '이용 횟수를 줄일 예정'이라는 응답 18.5%, '이미 탈퇴했다'는 응답 16.1% 등이었다. 사실상 불매운동에 가까운 행위로 분류되는 응답 비율이 총 60%에 달한 셈이다.

 

르데스크가 직접 만난 소비자들 반응도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장인 유원준 씨(34·남)는 "요즘 TV나 유튜브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쿠팡 관련된 새로운 부정적 이슈가 줄줄이 나오고 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은 사과 한 마디가 없다"며 "미국인, 미국 기업이 아니라고 해도 과연 그렇게 행동했을지 의문이다"고 성토했다. 이어 "돈은 한국에서 거의 다 벌면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사실상 한국 소비자들을 호구로 보는 행위나 다름없다"라며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쿠팡을 둘러싼 불매운동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1년 쿠팡 덕평물류센터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이후 안전관리 부실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불매운동 움직임이 생겨난 적도 있다. 당시 한 매체가 2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표본오차 ±3.10%p, 95% 신뢰수준)에 따르면 화재 사건 이후 쿠팡 이용 빈도를 줄이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43.3%에 달했다. '전혀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14.0%였다. 불매운동과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며, 가능하다면 쿠팡 이용 빈도를 줄일 예정'이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많았고, 심지어 '불매운동에 매우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도 20.7%나 됐다.

 

▲ 지난달 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실시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실상 불매운동에 가까운 행위로 분류되는 응답 비율이 총 60%에 달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쿠팡 불매운동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확히는 불매운동에 대한 반대 보다는 불매운동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쪽에 가깝다. 맞벌이나 1인가구 등을 중심으로 쿠팡의 편리함과 유용함을 대체할 마땅한 유통 채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실제로 앞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된 국회 연석청문회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39% 수준이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선식품'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직매입 시장만 놓고 봤을 땐 쿠팡의 점유율은 61.8% 수준으로 분석됐다.

 

직장인 양슬기 씨(29·여)는 "혼자 자취하는 사람 입장에선 사실 쿠팡만한 플랫폼이 없다"며 "물론 컬리, 네이버쇼핑 등 다른 플랫폼들이 있긴 하지만 배송 속도는 물론 다양한 제품을 전부 살 만한 곳은 쿠팡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쿠팡 관련된 이슈 때문에 불매운동 얘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 역시 쿠팡의 행태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막상 불매운동에 동참하면 엄청나게 번거로울 상황을 생각하니 회원 탈퇴를 쉽게 누르기 망설여진다"고 덧붙였다.

 

편의성·대안부재 내세운 불매운동 반대·불참 여론에 "국내 기업들 뭐하나" 푸념도

 

쿠팡 물매운동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연일 계속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찬·반이 아닌 제3의 반응도 등장하고 있다. 쿠팡과 경쟁관계에 있는 타 유통사에 대한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최근 쿠팡의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에도 '편의성' '대안부재' 등의 이유 때문에 찬·반 논란이라는 잡음이 나오는 상황에 대한 '한탄'에 가까운 반응으로 평가된다.

 

▲ 최근 쿠팡과 경쟁관계에 있는 타 유통사에 대한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편의성' '대안부재' 등의 이유 때문에 찬·반 논란이라는 잡음이 나오는 상황에 대한 '한탄'에 가까운 반응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쿠팡 물류센터에 쌓여 있는 신선식품 배송박스들. [사진=연합뉴스]

 

대학생 최준수 씨(21·남)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이 보인 행태를 보인 기가 찰 정도로 황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황당하다"며 "우리나라도 토종 유통 기업들이 많은데 왜 쿠팡의 기세를 꺾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이민정 씨(44·여)는 "롯데, 신세계 등 소위 유통 재벌들이 수두룩한데 쿠팡 외엔 대안이 없다는 현실이 참으로 아이러니다"며 "이미 쿠팡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미국 기업이라고 드러낸 이상 한국 기업들이 애국심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앞세워 쿠팡 자리를 대신하는 노력에 나선다면 한국 소비자들도 좋고, 그 기업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한 기업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의해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어 지금은 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한 사례는 여럿 존재한다. 토종 SPA 브랜드들의 도약이 대표적이다. 과거 2019년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한국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는데 당시 국내 소비시장에선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른바 'NO 재팬' 여론이 급확산됐다. 당시 업계 1위를 기록했던 일본의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불매운동의 유탄을 맞았고 그 여파로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찬반 논란에서 비롯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는 한국 기업에 대한 애정, 우리 국민의 돈이 외국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출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소비자들이 쿠팡의 경쟁사들을 향해 쏟아내는 불만은 국내 기업들이 쿠팡만큼의 혁신과 편의성을 제공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분명히 있다"며 "소비자들은 윤리적 결함이 있는 기업을 외면하고 싶어 하는 '가치소비'의 의지가 강하지만 동시에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배송 편의성이라는 실익을 포기하기 힘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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