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트로이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자, 한국은행이 금 확보 전략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한은은 2013년 이후 금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았지만,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와 금값 급등 흐름을 고려해 해외 상장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외자운용원은 외화자산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투자 대상 다변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금 현물 ETF 편입 가능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한은의 외화자산은 선진국 국채와 주식 중심으로 운용돼 왔으며, 금 보유량은 2013년 20톤을 추가 매입한 이후 현재까지 104.4톤에 머물러 있다.
실물 금은 유동성과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이자나 배당 같은 현금 흐름이 없다는 점에서 운용 효율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해 왔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 비축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는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위로, 2013년 말 32위에서 7계단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할 경우 순위는 41위까지 내려간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3.2%에 불과해 글로벌 최하위권 수준이다.
최근 금값의 가파른 상승세 역시 한은 내부에서 금 투자 필요성을 다시 제기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는 금 현물과 선물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장중 5500달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금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검토 중인 금 현물 ETF는 실물 금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면서도 직접 보유보다 환금성이 높고 보관 비용이 들지 않아 대안적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상품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국내 우량주 단일 종목을 기반으로 한 레버리지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며 "관련 시행령과 하위 규정에 대한 입법예고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완화가 마무리되면 국내 증시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가 제한돼 있었지만,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2배 레버리지 상품이 허용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다만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3배 레버리지 상품까지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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