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자산 유용·43억대 리베이트 수수만 유죄…법정 구속은 면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회사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거래처에서 수십억원대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거래 단계에서 친인척 회사에 '통행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남양유업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43억7천6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홍 전 회장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홍 전 회장은 구속기소 됐다가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으로 풀려난 상태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법인 소유의 고급 별장과 법인 차량, 법인 운전기사, 법인카드 등을 사적으로 유용해 회사에 총 3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유죄로 판단했다.
남양유업 거래업체 4곳에서 리베이트 43억7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2000년께부터 2023년 4월까지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에 끼워 넣고 그 업체에 '통행세'를 지급해 남양유업에 유통 마진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힌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임에 해당하는 '끼워넣기' 거래는 통상 두 회사 사이에 독자적인 납품 거래가 형성된 상황에서 제3의 회사가 형식적으로만 중간에 끼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홍 전 회장의 친인척 업체는 적법한 중간유통업체로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이 회사와의 거래가 남양유업에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급여를 거짓으로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16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 사촌 동생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 6억원을 받게 한 혐의(배임수재)도 무죄 혹은 면소로 판단했다.
남양유업이 2021년 4월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 감염 예방이 된다'고 허위 광고한 사건과 관련해 홍보와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식품표시광고법 위반·증거인멸 교사)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홍 전 회장이 당시 불가리스에 대한 발표 자료의 구체적 내용을 사전에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장기업인 남양유업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유죄로 인정되는 범행 규모가 약 74억원에 이른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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