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정전협정 상충' 주장 반박…통일부 "영토주권·관할권 조화롭게 정리돼야"
국방부 "정전협정에 의한 유엔사의 권한 존중"…외교부 "창의적 방안 연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하채림 민선희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국 정부가 비군사적 목적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승인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의 의원입법안이 정전협정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이 유엔사의 전날 'DMZ법은 정전협정과 상충한다'는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입법안에는 유엔군사령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게 돼 있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취재진을 만나 "현재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DMZ법안은 출입과 관련해 유엔사와 사전 협의 절차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정전협정과 전혀 상충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에 발의된 DMZ법 3건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DMZ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출입은 정부가 승인한다며, 이를 위해 '먼저 관계기관과 협의하여야 하며 관계기관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서 관계기관은 유엔사로 여겨진다.
그러나 유엔사와 합의가 아닌 협의이니 여전히 유엔사의 권한 행사를 제약한다는 지적에 통일부 당국자는 "현실적으로 협의가 안 됐는데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라며 "(법안은) 유엔사의 관할권을 존중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DMZ법안 논의 방향은 우리 영토주권과 (유엔사의) DMZ 관할권이 상호 존중되는 쪽으로 조화롭게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유엔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DMZ법안이 정전협정과 상충한다고 주장하며,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이남 DMZ 구역의 관할권은 전적으로 유엔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통일부와는 다소 다른 기류를 보였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정전협정에 의한 유엔사의 권한을 존중하며 DMZ 이용 관련해서는 유엔사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DMZ 관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유엔사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DMZ법 관련 국회 외통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유엔사와 사전 협의 없이 비무장지대의 출입 등 이용을 국내 법률로 규정하면 (중략) 정전체제 관리에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정전협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 한미관계와 유엔사 회원국들과 국제적 신뢰 및 안보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DMZ법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유엔사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의 DMZ 평화적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사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DMZ법이 정전협정과 상충한다'는 유엔사 주장에 대해 "그것은 유엔사 입장"이라며 "조문별로 잘 놓고 어떻게 이것을(양측의 입장을)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인가 창의적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고, 정전협정과 유엔사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유엔사와의 긴밀한 협의 하에 법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DMZ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열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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