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금 평가 벤치마크에 코스닥 반영…벤처투자 배점 2배로
기획처,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첫 발표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가 1천40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 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해 코스닥 투자를 유도한다.
코스피에 비해 소외된 코스닥 시장에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길을 열어 '삼천닥'(코스닥 3,000) 달성을 뒷받침하려는 모습이다.
혁신 생태계 발전을 위해 벤처투자 평가 배점도 2배로 높여 연기금의 민간투자 마중물 역할을 독려한다.
기획예산처는 29일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열고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과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지침'을 확정했다.
◇ 정부, 기금 운용 '대원칙' 첫 발표…코스닥·벤처 투자 방점
연기금은 국가 재정의 거대한 저수지라고도 불린다. 67개 기금이 1천222조원(2024년 평잔 기준)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 기준으론 1천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수익률은 2023년 5.55%, 2024년 4.57%를 기록했다. 3%대인 국고채 3년물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획처는 이러한 기금이 자금을 운용할 때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원칙'을 올해 기본방향을 통해 처음으로 발표했다.
각 기금이 이를 토대로 자산운용계획(IPS)을 수립하도록 해 국가 전체의 여유 자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제시한 것이다.
기본원칙은 국가재정법상 자산운용 4원칙인 '안정성·유동성·수익성·공공성'을 모두 만족하는 최적점 모색이다.
안정성과 유동성 확보를 전제로, 주요 정부 정책을 투자 전략 때 고려해 수익률뿐 아니라 공적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기획처는 일단 기본방향을 통해 코스닥 투자 강화를 고려하라고 주문했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액은 5조8천억원(2024년 기준)으로 전체 국내주식 투자 규모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기획처는 "국내 우량 기업 투자는 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으로, 선제적 투자를 통한 기금의 장기 수익률 제고 전략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며 "국내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 코스닥 종목을 편입·확대해 투자 다변화와 혁신성장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방향은 혁신 생태계 제고를 위한 국내 벤처투자 강화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2024년 기준 67개 기금의 중장기 자산 1천183조원 중 벤처투자는 3조1천억원 수준으로 저조하다.
따라서 국내 벤처 투자를 늘려 수익률 개선·혁신 생태계 발전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민성장펀드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정책펀드 투자,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글로벌 추세에 대응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투자도 고려하라는 방향도 제시했다.
◇ 올해 기금운용평가 기준도 기본방향 맞춰 재설계
기획처는 이러한 기본방향을 각 기금의 운용실태를 평가하는 '기금운용평가 지침'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며 실행력을 높이고자 했다.
큰 틀에서 기금이 기본방향을 준수해 IPS를 수립하도록 평가 항목에 추가하고 배점도 높였다.
대형·중소형 기금의 평가 기준수익률(벤치마크)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했다.
현재 코스피만 반영 중인 국내주식형 평가 벤치마크에 코스닥 지수를 5% 혼합해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참여유인을 높이고자 한다.
연기금은 통상 안정적으로 목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벤치마크를 추종해 투자하는데, 코스닥에 투자하지 않으면 평가가 좋지 않게 나오도록 기준이 바뀐 것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특위가 '코스닥 3,000'을 거론한 가운데, 이같은 평가 지침 개정으로 상당 규모의 자금이 안정적으로 코스닥 시장으로 향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대목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기존에는 '수'를 맞으려면 90점을 넘겨야 하는데, 85점을 맞아도 수를 받을 수 있게 허들을 낮춘다는 의미"라며 "이를 통해 코스닥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처는 벤처투자 배점도 현재 1점에서 2점으로 2배 확대했다. 이는 대형·중소형뿐 아니라 국민연금과 같은 대규모 기금 평가에도 반영하도록 했다.
신규 벤처투자 때 평가 불이익이 없도록 펀드 결성 초기(3년) 수익률은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배점이 1점인 투자 다변화 노력 평가항목에 벤처투자를 새로 추가했다.
역시 1점 배점인 '공공성 확보 노력도' 항목 대상에 국민성장펀드를 명시했다.
2024년 기준 430조원에 달하는 해외자산의 환율변동 위험 관리도 강화한다.
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 위험 관리 방안을 마련해 수행하도록 평가항목을 신설해 기금 규모에 따라 0.6∼1.5점을 배분했다.
대신 해외투자가 상당 부분 활성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 다변화 노력' 평가 항목에 명시된 해외투자 항목을 삭제했다.
임기근 대행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기금자산운용정책 거버넌스로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수립·배포해 각 기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혁신생태계 활성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사회경제적 책임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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