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리더십 개편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네이버는 리더십을 2배로 늘리는 ‘확장’을, 카카오는 컨트롤타워를 반으로 줄이는 ‘축소’를 선택해서다.
두 회사가 다른 선택을 한 것은 현재 각 사가 처한 경영 환경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AI 시대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조직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사법 리스크 등 각종 논란을 겪은 카카오는 조직을 줄이는 대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경량화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리더십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월 1일 김광현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 유봉석 최고책임경영책임자(CRO), 황순배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신규 선임한다. 기존 3인 체제였던 C레벨을 6인 체제로 확대되는 것이다.
네이버가 설명한 이유는 ‘팀네이버’의 역량 통합 및 시너지 상승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새로운 C레벨 리더십 체계를 중심으로, AI에이전트 부터 피지컬AI, 웹3 등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과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 AI 등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네이버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12조원을 넘어서며 쇼핑·금융·클라우드·AI 등 사업 영역이 빠르게 확장했다. 이번 개편은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리더를 배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CDO 직책의 신설은 의미가 크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 전반에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와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네이버 앱과 주요 서비스 전반에 걸쳐 차별화된AI 에이전트 경험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중·장기적인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네이버 측은 전했다.
반면 카카오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규모를 축소한다. 기존 ‘4개 위원회·2개 총괄·1개 단’의 조직을 ‘3개 실(투자·재무·인사)·4개 담당’ 구조로 재편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인력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한다.
이러한 조직 슬림화의 배경에는 회사의 구조조정 기조가 있다. 카카오는 지난 2년간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 속에 147개에 달했던 계열사 수를 94개까지 줄였다. 계열사가 약 36% 감소한 것이다. 비상경영 시기에 설립된 CA협의체의 역할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A협의체의 권한을 축소함으로써 각 계열사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현장 중심 체제로 복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는 송재하 전 우아한형제들(배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송 CTO가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에서 플랫폼 기술 체계를 구축하고 수천만 이용자를 보유한 규모의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데이터 인프라, 서버 기술 안정화 등을 맡을 예정이다.
일각에서 CA협의체 개편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에 힘을 더 싣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설되는 그룹투자·재무·인사전략실 등 3개의 실 조직은 중장기 투자와 재무 전략 수립, 인사 시스템 고도화 등 그룹 단위의 의사결정과 추진이 필요한 영역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그룹투자전략실장은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투자전문회사) 대표, 그룹재무전략실장은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겸임한다. 그룹인사전략실은 황태선 실장이 맡는다.
이준호 하나증권 기업분석실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네이버는 광고와 커머스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고 카카오는 콘텐츠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뤘다”며 “양대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AI 서비스와 검색·메시지 기능 개선으로 올해 역시 두곳 모두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의 경우 검색·커머스·콘텐츠 등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현실화할지 여부가, 카카오는 올해 비핵심 자산 정리와 사업 구조 개편을 본격화할지 여부가 향후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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