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정부가 수도권 도심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청사를 활용해 약 6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한다. 주택 공급이 본격적으로 위축되는 국면에서, 도심 내 가용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주택 공급 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우수 입지 총 487만㎡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주요 대상으로 약 6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만2000가구(53.3%), 경기 2만8000가구(46.5%), 인천 100가구(0.2%) 수준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6만가구 물량은 판교신도시(2만9000가구)의 2배 규모이며, 면적으로는 여의도(2.7㎢)의 1.7배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서울 물량이 과거 보금자리주택 물량(서울 3만8000가구)의 84% 수준이다.
공급 대상지는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 부지, 노원 태릉CC, 성남 금토·여수 일대 등 교통 접근성과 입지 경쟁력이 높은 곳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서울의 핵심 입지인 용산구 일대에 1만3501가구를 공급한다. 용산역과 직결된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서울시가 공급하기로 했던 6000가구에서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1만가구로 늘렸다. 남영역·삼각지역과 가까운 캠프킴 부지는 녹지공간 활용을 효율화해 기존 공급 물량(1400가구)보다 1000여가구 증가한 2500가구를 공급한다. 주한미군이 반환한 미 501정보대 부지에도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소형 주택 150가구를 공급한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집값이 급등한 경기도 과천시 일대에도 9800가구가 공급된다. 정부는 향후 과천 경마장(115만㎡)과 국군방첩사령부(28만㎡)가 이전하면 해당 부지를 미래산업과 일자리가 공존하는 첨단 직주근접 기업도시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 시설 이전 계획을 수립해 신속히 이전하고, 지구 지정 작업 등을 병행해 2030년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장기간 진척되지 못하던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도 공급 대상지로 다시 등장했다. 정부는 과거 공급 목표치였던 1만가구를 6800가구로 조정하고, 인근에 있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중저층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과 협조해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조속히 마무리, 2030년 착공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에는 판교 테크노밸리 및 성남시청과 인접한 성남 금토·성남 여수지구에 신규 공공주택지구 67만4000㎡(20만평)를 지정해 63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공급 대상 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한 공공주택이 주를 이룬다. 정부는 역세권과 업무지구 인근 입지를 활용해 ‘일자리 옆 주택’을 확대하고, 부담 가능한 수준의 주거 공급을 통해 청년 세대의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노후 공공청사의 경우 주택과 생활 SOC를 함께 공급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 밖에도 ▲서울 동대문구 옛 국방연구원·한국경제발전전시관(1500가구)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행정연구원 등 연구기관 4곳(1300가구) ▲경기 광명경찰서(550가구) ▲서울 강서구 군 부지(918가구) ▲서울 금천구 독산동 공군부대(2900가구) ▲경기 남양주 군부대(4180가구) ▲경기 고양시 옛 국방대(2570가구) 등이 포함됐다.
도심 내 노후 공공청사 등을 철거하고 주택과 공공청사, 생활기반시설을 복합 개발해 입지가 양호한 34곳에 1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LH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518가구) ▲성동구 성수동 옛 경찰기마대 부지(260가구) ▲도봉구 쌍문동 교육연구시설(1171가구) ▲경기 수원시 수원우편집중국(936가구) 등이 주요 사업지로 제시됐다.
한편 정부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기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국유재산심의위원회 신속 처리, GB 해제 총량 예외 인정 등 행정 절차 간소화 방안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동시에 해당 지구와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투기성 토지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해당 지구·주변지역에서 이상거래 280건을 선별했으며, 거짓 신고·편법 증여 등 불법 의심거래 분석 및 수사의뢰 조치하기로 했다고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도심 공급계획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수요가 있는 곳에 꾸준히 공급한다’는 원칙 아래 도심 추가 공급 물량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며 “정비사업·비아파트 활성화 등 도심 공급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도 병행 중이며, 준비되는 대로 추가 발굴 물량과 함께 계속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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